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중 최저점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말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채권시장에 반영되면서 강세를 보인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에 국공채를 주로 담는 국공채형 펀드의 수익률도 반등세가 나타난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연 0.946%로 마감했다. 전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0.960%)를 하루 만에 다시 바꾼 것이다. 이날 10년물 금리도 전일 대비 2.8bp(1bp=0.01%포인트) 떨어진 1.480%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5년·20년·30년·50년 등 전 구간에서 금리 하락을 나타냈다.
한동안 주춤하던 국고채 금리가 다시 내림세를 보이는 건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의 경우 통상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될 때 수요가 늘어나 가격은 올라가고 금리는 떨어지게 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채권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는 통화정책”이라며 “이달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시각들이 늘어나면서 채권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자 기준금리를 종전 대비 50bp를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에서 비롯된 경제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다시 갈등 조짐이 나타나자 한은이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 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정책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국공채 펀드 성과도 소폭 반등세가 나타나는 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공채형 펀드의 1개월 성과가 지난달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날 기준 0.32%까지 올라온 것으로 집계된다. 자금 유입도 나타나며 1개월 동안 국공채 펀드에는 2,277억원이 순유입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채권 강세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1·2차 추경에 이어 3차 추경까지 구체화하고 있어 채권 발행 부담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6월로 접어들면 시장의 변수는 통화정책에서 수급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며 “한은의 국채 매입 규모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