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18년만에 새로운 증거가 드러난 ‘갱티고개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한다.
갱티고개는 충남 아산에서 공주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 정상에 위치한 곳으로, 2002년 이곳에서 40대 여성의 변사체가 잇따라 발견됐다.
4월에 발견된 1차사건의 피해자는 목이 졸린 뒤, 흉기로 한 번 더 목을 베여 사망했다.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현금인출을 하는 용의자의 모습이 cctv에 잡혔으나 흐릿한 화질 탓에 진범 검거에는 실패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났을 무렵, 1차사건 현장으로부터 불과 2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2차사건 피해자 장해영(가명)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마흔 두 살의 장해영(가명)씨는 인근 회사식당 조리원으로 일하던 평범한 세 아이의 엄마였다. 출근시간이던 새벽 4시 40분 경 사라졌다 다음 날 갱티고개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그녀의 사인은 목졸림으로 인한 질식사였다.
특이점으로는 양손이 뒤로 결박된 채 발견된 그녀의 가슴 쪽에 타이어 자국이 남아있었다. 1차 사건과 같이 범인이 목을 졸라 살해한 후 차로 숨진 것을 확인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범행시기와 장소, 수법 등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아 연쇄살인으로 의심되었던 두 사건은 발생 15년 만에 1차사건의 범인 2인조가 검거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1차사건의 범인 이 씨와 중국국적의 불법체류자 최 씨는 같은 직장에 다니며 평소 알고 지내던 노래방 여주인의 돈을 노려 차량을 납치해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2차 사건은 자신들이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2차 사건은 여전히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이모 전 형사는 “택시 뒷바퀴에 ‘N’사 타이어를 끼고 있었는데 갑자기 교체해서, 왜 바꿨냐고 물어봤더니 안 바꿨다고 주장했다. 정비사한테 물어봤더니 정비기사도 바꿔준 사실이 없다고 했다”며 “그런데 알고 보니 정비기사하고 택시기사하고 친한 친구였다”고 이들을 의심했다.
1차 사건의 범인이 잡히기 전, 끈질기게 2차 사건을 수사했던 이 형사는 수상한 행적의 택시기사를 용의자로 의심했다. 피해자가 평소 출근길에 택시를 이용했다는 사실에 착안해 시신에 남아있던 타이어 윤적과 같은 모델 타이어를 장착한 택시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갑자기 이 타이어를 교체한 택시기사 박 씨와 문 씨를 알게 되며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같은 집에 살며 교대로 택시 운전을 했던 이들은 수사 당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거짓 반응을 보였다.
사건이 발생한 2002년, 국과수의 윤적감정으로 추정한 타어어흔은 N사의 SB700 모델이었다. 그런데 이번 취재를 통해 제작팀이 접촉한 전문가는 2020년의 기술로 윤적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전문가들의 검토로 알아낸 사실은 중첩된 타이어 윤적이 SB700 시리즈 한 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해영씨의 가슴 오른쪽 부분과 아래 부분에 찍힌 타이어 패턴이 서로 다른 종류였으며 이는 자동차의 앞바퀴와 뒷바퀴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만약 이 타이어의 윤적을 알아낸다면 18년 전 유력 용의자였던 박 씨와 문 씨의 택시와 대조해 볼 수 있으며, 앞바퀴와 뒷바퀴에 서로 다른 타이어를 장착했던 택시 중에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있다는 걸 알아낼 수 있게 된다.
한편 내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피해자 시신에 남아있는 타이어의 흔적을 분석해 18년째 미궁에 빠져있는 아산 갱티고개 2차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볼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9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