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으로 소비와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기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12일 발간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위축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KDI는 지난 3월부터 3개월째 경기위축 진단을 내리고 있다.
KDI는 내수 위축 근거로 3월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생산 급감과 4월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세를 꼽았다. 3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8.0% 감소하면서 전월(-2.4%)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의복(-39.9%), 화장품(-26.9%)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0.8로 3월(78.4)에 이어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감염병 우려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상태가 드러났다.
내수 뿐 아니라 수출 타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KDI는 “대외수요가 본격적으로 위축되면서 4월 수출은 모든 품목과 지역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4월 수출금액은 전년보다 24.3% 감소하면서 전월(-0.7%) 대비 감소폭이 크게 늘었다. 자동차(-36.3%), 석유제품(-56.8%), 석유화학(-33.6%), 반도체(-14.9%) 등 주력품목 대부분이 감소했다. 국가별로 살펴봐도 중국(-17.9%), 미국(-13.5%), 아세안(-32.9%) 등 모든 지역에서 수출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KDI는 세계경제 침체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충격이 가시화되면서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 하락폭이 확대되는 동시에 제조업이나 소비 관련 심리지표도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민간소비와 기업투자 감소로 1·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4.8% 감소한데 이어 4월 이후에도 주요 경제 심리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도 대규모 봉쇄조치 지속으로 2·4분기 이후 코로나19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소비·고용 지표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조지원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