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정책

규제혁신에,'주식투자 상품권' 나오고 신용카드로 축의금 보내고

[금융규제 샌드박스 시행 1년]

카드로 축의금 송금하고 결제일에 결제

우리동네 풍력발전에 주민이 투자도 가능

혁신서비스 102건 지정...36건 시장 출시·상반기 중 66건 출시 예정

핀테크, 1년간 1,400억 투자 유치·양질 일자리 380개 창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모습. /사진제공=금융위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모습. /사진제공=금융위



#미래에셋 생명보험은 오는 7월 특별한 보험 상품을 하나 출시할 계획이다. 입원 등 보험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보험회사 이익의 90% 이상을 소비자에게 되돌려주는 ‘사후 정산형 보험’이 그것이다.

#회사원 A씨는 월급이 카드 값, 적금 등으로 모두 빠져나가 친구 결혼식에 보낼 축의금 현금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신한카드에서 출시된 ‘신용카드 기반 송금 서비스’를 이용해 시름을 덜었다. 카드를 통해 축의금을 친구 계좌로 송금하고 대금은 차후 카드결제일에 납부했다.


그동안 금융은 국민에게 어렵고 딱딱한 분야였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기 보다는 공급자 중심의 상품설계로 국민들이 이렇다할 혜택을 누리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금융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4월 금융규제 샌드박스 정책이 시행된 이후 위와 같은 여러 혁신금융 서비스가 출시되면서다.

서비스는 금융위원회 산하 혁신금융심사위원회에서 지정이 되면 출시할 수 있다. 관련된 규제 적용을 최대 4년간 면제해줘 혁신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사업화하는 게 가능하다. 1년여 동안 102건이 지정됐고 36건이 시장에 출시됐으며 상반기 중 66개의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서비스를 보면 지역 주민들이 지역 풍력발전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있다. 루트에너지의 ‘재생에너지 전문 P2P(개인간) 금융서비스’가 주인공이다. 강원도 태백 지역 주민들은 이 서비스를 이용해 풍력발전사업에 이달 중 온라인연계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취업준비생 B씨도 혁신금융서비스의 덕을 본 경우다. 정기적 소득이나 금융거래 이력이 없어 대출을 받기 힘들었지만 핀크의 ‘통신료 납부정보 기반 신용평가 서비스’로 평소 성실하게 납부한 통신요금 정보를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은행에서 생활비 대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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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거래나 보험가입 등에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 모바일 상품권’도 출시됐다. 보험상품권은 작년 말부터 출시됐고 금융투자상품권은 다음달 중 나올 예정이다. 오픈마켓을 통해 상품권을 구입해 타인에게 선물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울러 전체 직원이 4명인 한 고철 처리업체는 산업재해 위험이 높았지만 기존 단체보험 가입 요건이 ‘직원 5명 이상’이어서 언제나 불안하게 운영이 됐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4월 출시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자 단체보험’에 가입해 사적 안전망을 강화할 수 있었다.



금융위는 “그동안 16개 핀테크, 스타트업이 시장으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총 1,364억원의 신규투자를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페이플은 자본금 2,000만원으로 출발했지만 글로벌 벤처캐피탈(VC)로부터 3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반려동물 건강증진형 펫보험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중인 스몰티켓도 15억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금융위는 “또 34개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양질의 일자리 380개를 창출했다”고 소개했다. 세부적으로 루트에너지는 8명을 고용했지만 최근 23명까지 늘렸고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 출시를 준비하는 카사코리아는 직원 수가 16명에서 61명으로 늘었다. 아울러 7개 핀테크기업이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홍콩 등 14개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5월부터 혁신금융심사위를 순차적으로 개최해 서비스를 추가 지정할 예정”이라며 “샌드박스 제도도 보다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제도가 될 수 있게 고도화, 내실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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