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얼어붙은 중국 내 소비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의 생산활동은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각종 규제로 위축된 내수는 쉽게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동월 대비 -7.5%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6.0%보다도 낮았다. 물론 1~2월의 -20.5%, 3월의 -15.8%보다는 나아졌지만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위기가 거의 극복된 점을 감안하면 경제회복의 핵심 동력인 소비는 기대 이하다.
품목별로는 식품류(18.2%), 음료(12.9%), 일용품(8.3%)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 반면 의류·신발(-18.5%), 금·은·보석(-12.1%), 가전(-8.5%) 등은 크게 줄었다. 중국 내 ‘봉쇄식 관리’ 유지에 따른 불안감으로 당장 급하지 않은 소비를 여전히 꺼리는 셈이다. 지난주 무역통계 발표에서 4월 수입액도 전년동기 대비 14.2%나 줄었다.
이날 같이 공개된 4월 산업생산이 3.9% 늘면서 희망을 주기는 했다. 3월은 -1.1%였다. 다만 중국 산업생산은 ‘연 매출 2,000만위안(약 35억원) 이상 및 국유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된다. 서비스업생산은 4.5% 하락해 여전히 현장경기는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줬다.
4월 도시 실업률은 6.0%로 전월보다 오히려 0.1%포인트 증가했다. 실업률은 2월에 6.2%까지 치솟았다가 3월에 다소 낮아졌지만 이번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은 5.2%였다. 일부에서는 일자리를 잃은 농민공을 포함하면 실업률이 실제로는 20%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인프라 시설 투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1~4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10.3%로 1~3월의 -16.1%보다 다소 개선됐다. 중국 정부는 올해 특수목적채권 발행을 전년보다 두 배 정도 많은 4조위안으로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통계국은 “4월 주요 경제지표가 다소 개선됐고 경제운용도 점차 일상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