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수도권 규제 한시적으로 완화하라

정부가 해외로 진출한 공장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을 촉진하기 위해 수도권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서울과 인천·경기에 3년 단위로 공장 면적 총량을 정하고 이 범위 내에서만 연면적 500㎡ 이상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하는 이른바 ‘공장총량제’를 손질한다는 것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국 기업의 유턴을 위해 앞다퉈 강력한 리쇼어링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를 35%에서 21%로 파격적으로 낮춘 데 이어 공장이전비용도 100%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도 법인세 인하와 국내 귀환 지원용 자금 2조7,000억원을 조성했다. 해외 부품 조달 차질로 자국 기업들이 멈춰서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실업자들을 위한 일자리 마련을 위해서라도 기업의 모국 회귀가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에서 꿈적하지도 않았던 우리 정부가 전향적 자세를 보인 것도 해외의 이 같은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중요한 것은 해외에 공장을 둔 기업들이 유턴을 원하는 곳이 대부분 수도권이라는 점이다. 이들이 해외로 나간 이유 중에도 수도권 투자가 규제에 가로막힌 경우가 수두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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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수도권 규제 완화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수도권 규제의 목적이 처음에는 개발제한구역 설정이었지만 나중에 수도권 집중 통제, 균형 발전, 환경보호 차원 등으로 확대되는 바람에 이 같은 규제 완화에 대한 저항이 거세다. 수도권 밖 지방자치단체나 정치권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장기침체가 우려되는 ‘경제 전시 상황’을 맞고 있다.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한시적으로라도 수도권 규제 완화를 추진해야 한다. 기업 유턴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와 함께 노동 개혁과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 제시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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