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삐삐삐삐"에서 "삐삐"됐지만..갈길 먼 '비접촉' 음주단속

112일만 서울 일제검문 음주단속

차 안에 알콜성분만 있으면 '삐-'

민감도 조정해 '오감지' 줄었지만

비음주자 '삐삐' 소리 간간히 울려

'긴 단속 시간','차량정체' 문제도

“자, 에어컨 끄시고요, 마스크 내려주세요. 어디로 가십니까.”

19일 밤10시 서울 강서구 강서구민회관 앞 우장산로에서 진행된 일제검문식 음주단속 현장. 경찰은 지속적으로 운전자의 체내 알콜을 공기 중에 내뱉게 만들어 감지될 수 있도록 대화를 유도했다. 지난달 경기 광주시 음주단속에서 지적된 비접촉 감지기의 잦은 ‘오감지’ 문제에 따라 이번에는 센서 ‘민감도’를 조정하고 기존감지기를 더해 1차감지→2차감지→음주측정의 3단계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다소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한 오감지 문제와 ‘차량 정체’ 문제는 숙제로 남아 보인다.




19일 밤 서울 강서구에서 진행된 음주단속 현장./방진혁기자19일 밤 서울 강서구에서 진행된 음주단속 현장./방진혁기자



이날 서울 전역에서 일제검문식 음주단속이 112일만에 재개되며 ‘완전한’ 전국단위 음주단속이 시행됐다. 앞서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1월 말부터 음주 의심 차량에 대해서만 선별 단속을 진행해왔지만 1~3월 음주운전 사고가 지난해보다 늘자 비접촉 감지기를 도입해 전날 전국단위 전면 단속에 들어갔다. 서울도 전날 단속 계획이었지만 우천으로 하루 연기됐다.

같은 날 서울경제가 서울강서경찰서의음주단속 현장에 가본 결과 ‘삐삐’ 소리는 크게 줄었다. 지난달 경기 광주시 음주단속 현장에서는 시도때도 없는 ‘삐삐’ 소리로 음주운전이 아닌데도 음주 측정에 들어가야 해 비효율적이었다. 경찰은 센서의 민감도를 ‘적정 수준’으로 만들어 미세한 알콜 성분은 걸러내고 체내에서 나오는 알콜만 감지해 이 부분을 개선했다.

19일 밤 서울 강서구에서 진행된 음주단속에서 감지기의 ‘삐’소리에 한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려 음주운전 측정을 받고 있다. 이 운전자는 혈중알콜농도 0%로 나왔다./방진혁기자19일 밤 서울 강서구에서 진행된 음주단속에서 감지기의 ‘삐’소리에 한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려 음주운전 측정을 받고 있다. 이 운전자는 혈중알콜농도 0%로 나왔다./방진혁기자


그럼에도 오감지 문제가 다소 발생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단속 시작 9분만인 오후 9시 39분 울린 첫 감지음에 한 운전자가 “술 안 마셨다”고 극구 부인했음에도 ‘후후’ 부는 2차 감지기까지 ‘양성’으로 측정된 것이다. 이 운전자의 혈중 알콜농도 측정 결과는 0.000%였다.


경찰은 “손 세정제나 입 안에 가글을 사용한 차량운전자라면 2차 감지 단계에서도 ‘음주 상태’로 측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9시 30분부터 11시 40분까지 비접촉 감지기의 ‘삐’ 소리는 10건, 2차 감지는 2건, 실제 음주운전은 0건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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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밤 서울 강서구에서 진행된 음주단속 시작 10여분만에 차가 줄지어 늘어서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방진혁 기자19일 밤 서울 강서구에서 진행된 음주단속 시작 10여분만에 차가 줄지어 늘어서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방진혁 기자


이전보다 길어진 단속시간에 발생하는 차량정체 문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날 강서경찰서가 음주단속을 진행한 도로는 2차선으로, 한쪽 차선에 대해서만 단속을 진행했다. 그런데 음주 단속 전 한눈에 많아야 4~5대 보이던 도로가 단속에 들어가자 10여대, 20여대로 늘었다.

기존 ‘후후’ 부는 감지기만을 통한 음주단속 방식에서는 차량 한대당 약 5초 정도 걸렸다. 이번 ‘비잡촉’ 방식에서는 대화를 유도하고, 에어컨을 끄게 하고 다른 쪽 창문을 닫게 하는 등 알콜 감지까지의 준비절차가 까다로워지며 15초 정도로 시간이 늘었다. 단속 시작 14분만인 9시44분, 도로가 교통체증 상황으로 번지면서 경찰은 밀린 차를 내보내야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 최웅희 교통과장은 “감지기가 알콜 들어간 물질을 전부 감지하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좀 걸려도 기존 감지기와 함께 경찰관들의 숙련도를 높이면 큰 도로에서도 단속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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