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나 장르에 구애받고 싶지 않아요. 제 목소리로 들려드릴 수 있는 곡을 하고 싶어요.”
데뷔 6년 만이다. 자신의 목소리로만 가득 채운 첫 번째 앨범을 선보이는 러블리즈의 류수정은 그룹을 잠시 뒤로하고 나만의 ‘길’을 잡았다. 파란 탈색 머리, 화려한 의상,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까지, 180도 달라져 예상치 못한 모습은 강렬하고 다시 봐도 강렬했다.
2014년 러블리즈 리드보컬로 데뷔한 류수정은 청순하고 서정적인 팀 콘셉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수많은 히트곡들을 거치며 팬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이미지 탓일까 ‘타이거 아이즈(Tiger Eyes)’로의 변신이 사실 어색하긴 하다.
“외국 작곡가분들이 만든 곡이라 처음 가이드로 들었을 때 벙 쪘어요. ‘이 곡이 내 솔로 타이틀곡이라고?’ 몰래카메라인줄 알았다니까요. 당황되고 걱정되고 했지만, 가사를 받고 녹음하면서 보니까 새로워서 재미있었어요. 개성이 강한 곡이기도 하고, 제 목소리가 허스키하기도 해서 힘을 빼고 절제해서 불렀어요.”
류수정이 그동안 커버곡, 콘서트 무대 등으로 보여준 음악적 스타일은 어쿠스틱에 가깝다. 그 역시 처음에는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수록곡 ‘42=’를 타이틀로 잡았다. 하지만 솔로 가수로서의 새로운 도전에는 아무래도 ‘타이거 아이즈’가 딱이었다.
“원래 도전을 쉽게 하는 편이 아니에요. 그래도 첫 출발을 잘 한 것 같아 마음에 들어요. 팬들이 ‘수정이가 이런 목소리도 있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곡을 타이틀로 잡았어요. 카리스마 있는 눈빛 연기가 중요한데 안 해봤던 거니까 연습을 많이 했죠. 생각보다 제가 부끄러움이 많더라고요.”
“러블리즈는 그룹 특성상 힐을 신을 일이 거의 없어서 처음으로 힐 신고 연습을 해봤어요. 발도 아프고 중심잡기도 어렵고, 혼자서 무대를 채워야 하는 부담도 됐는데 실수하기 싫어서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 가운데 새로워서 재미있고 즐겁기도 했고요.”
류수정이 이번 앨범을 통해 대중에 어필하고 싶은 것은 목소리다. ‘타이거 아이즈’의 소재를 섹시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겠지만, 노래를 듣고 나면 섹시보다는 카리스마 있고 색다른 음색이 보인다. 그 역시 ‘목소리에 궁금증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다.
“러블리즈 안에서는 제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할 수 없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제 목소리만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수정이가 다양한 곡을 소화할 수 있구나,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팬들이 생각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목표에요.”
류수정의 솔로 데뷔는 케이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먼저 같은 경험을 한 케이와 다른 멤버들의 응원에 과감하게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강조하고 더 세게 강조했다.
“내 솔로곡이 생기면 어떨까 궁금했는데, 커버곡을 선보이고 자작곡도 쓰다 보니까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요. 연습 과정에서 지수 언니가 와서 응원도 해주고,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는 미주 언니, 예인이가 와서 응원도 칭찬도 많이 해줬어요. 케이 언니는 항상 8명이 뭉쳐 다니는게 익숙했는데 혼자 대기실에 있을 때 많이 외로웠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러블리즈 대표로 출전하는 5월 가요계는 대형 가수들의 컴백 대전이 한창이다. 그러나 그는 결과물과 수치에 얽매이는 것보다 첫 솔로앨범인 만큼 팬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힘이 됐으면 좋겠고, 흥이 올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음악은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가깝고 제 일부예요. 제 인생을 되돌아 봤을 때 지금까지 음악으로 꽉 차있어요.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그래서 음악은 제 인생이에요. 앞으로도 제 인생이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힘이 닿는 데까지 우리 멤버들과 멋진 무대를 함께하고 싶은건 당연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