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11시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중국인들이 타고 몰래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보트가 발견됐다고 태안 해양경찰서가 24일 밝혔다.보트 안에는 중국산으로 보이는 물품과 옷가지, 먹다 남은 음료수와 빵 등이 발견됐으며 육군 32사단과 해양경찰은 보트를 버리고 달아난 이들의 뒤를 쫓고 있다./연합뉴스소형 보트에 서해안 경계가 뚫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미확인 선박을 타고 밀입국 한 것으로 추정되는 6명이 잠적했지만 경계를 책임지는 군과 경찰은 이런 사실을 주민 신고 전까지 파악하지 못했다.
24일 태안해양경찰과 육군 32사단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충남 태안군 한 해변으로 6인승 소형 보트(1.5t급)가 접근했다. 해안에 접안한 보트에서 내린 6명은 해변을 가로질러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와 같은 장면은 해변 주변에 설치된 CCTV에 찍혔지만 군과 경찰은 이를 놓쳤다. 보트가 들어온 지역이 접안 시설이 없고 인적이 드문 곳이긴 하지만 해안 경계가 너무 쉽게 뚫린 것이다.
해변에 방치된 보트를 제일 먼저 발견한 건 마을 주민이었다. 군·경은 23일 오전 11시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고 나서야 경계 실패를 알아차렸다. 서해안 경계가 사실상 이틀 동안 뚫린 것이다. 보트 안에는 중국산 물품과 먹다 남은 음료수와 빵 등이 다수 발견됐다. 원거리 항해에 필요한 항해·통신장비가 없고 레저용 엔진이 탑재된 점을 근거로 군·경 합동조사단은 대공 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미확인 선박에서 빠져나온 6명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식이 퍼지면서 인근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태안해경 관계자는 “중부해경청, 군 당국 등 유관기관과 공조 체계를 구축해 밀입국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