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항공업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국 교통부는 중국 당국이 미 항공사들의 중국 취항을 막고 있다면서 보복을 시사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교통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중국이 미국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의 중국 취항 재개 요구에 응답하지 않음으로써 미중 양국 간 항공 운항을 허용하는 상호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미 교통부는 또 “미국으로 운항하는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동방항공·남방항공 등 중국 항공사들은 오는 27일까지 항공편 일정과 기타 세부사항을 제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자국 항공사의 항공편 운항 재개를 요구하는 한편으로 향후 중국 당국의 대응에 따라 중국 항공사들에 보복 조치를 가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둔 셈이다. 현재 중국 민항국은 해외로부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해외 항공사들의 중국행 항공편을 제한하고 있다.
3월 말 발표된 중국의 긴급 조치로 모든 해외 항공사들은 3월29일부터 중국 노선을 1개 노선에서만 주 1회 운항할 수 있다. 또 3월28일부터 기존에 유효한 비자와 거류허가를 가진 외국인도 입국을 금지시키는 사실상의 ‘봉쇄’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는 자국 항공사들도 해외 국가마다 1개 노선에 주 1회 운항하게 했지만 이는 중국의 자체 규정이지 다른 국가가 제한한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미 교통부는 “중국이 미국 항공사들에 영업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정하고 동등한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유나이티드항공 관계자는 “우리는 항공 운항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는 미국과 중국의 우리 고객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 민항국은 22일 자국 항공사들이 오는 6월부터 국제 항공편을 확대할 수 있도록 일부 제한을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해외 항공사들의 중국 운항 확대에 대한 내용은 담지 않았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