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카카오페이 내년 거래 100조·사용자 중심 금융 선뵐것"

류영준 대표 인터뷰

1분기 14.3조...목표 달성 청신호

투자·보험·대출 등으로 사업 확대

금융업체들 이젠 정보독점 못해

플랫폼 합종연횡해 변화 나서야

손안의 PB서비스 만들기 도전할것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카카오페이,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전경련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카카오페이,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전경련


“2010년이 모바일혁신의 시대였다면 2020년은 금융 대변혁의 해가 될 것이고, 기술이 그 중심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대 수혜자는 사용자들일 겁니다.”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류영준(사진) 카카오(035720)페이 대표는 이 같이 산업혁신의 트렌드를 진단했다. 또한 “기술 기반의 새로운 금융회사는 무엇이 달라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며 “이제는 결제와 송금을 넘어 본격적으로 금융 서비스로 확대할 시기”라고 밝혔다. 특히 “투자·보험·대출로 진출할 계획이고, 마지막 종착지는 자산관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거래액 100조원 달성
류 대표는 이들 서비스를 바탕으로 당초 목표로 세웠던 연간 거래액 100조원을 내년이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 대표는 “지난 2017년 카카오로부터 분사 당시 크루(직원)들에게 5년내에 10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했는데, 내년이 딱 5년이 되는 해”라면서 “지난해 연간 거래액 48조1,000억원을 달성하고, 올해 1·4분기에 14조3,0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한 것으로 미뤄보아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류 대표는 사실 금융과는 무관한 컴퓨터공학과 정보통신학 전공 개발자였다. 카카오에 입사한 뒤 메신저 음성통화 서비스인 ‘보이스톡’을 개발해 히트를 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금융분야로 눈을 돌린 데에는 카카오가 온라인 기반 모바일지갑서비스를 금융권과 공동추진한 것이 모멘텀이 됐다. 해당 서비스는 카카오(당시 ‘다음카카오’)가 금융결제원 및 주요 국내 은행들과 공동개발해 2014년 출시한 ‘뱅크월렛카카오’였다. 당시 그는 페이먼트사업부 본부장과 핀테크 총괄 부사장 등을 맡으며 해당 서비스 사업화를 주도했다.


금융사→사용자 중심 패러다임 변화
류 대표가 바라보는 금융 혁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류 대표는 “상품 공급자인 금융사 중심에서 사용자인 금융 수요자 중심으로 (금융산업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며 “예전에는 금융 회사들이 금융 정보를 독점적으로 갖고 사용자가 그들의 서비스에 따라가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판 자체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른바 ‘데이터3법’이 국회를 통과해 가명화된 개인정보를 금융서비스 연구·개발 등에 사용할 수 있게 됐고, ‘마이데이터’서비스의 발달로 금융서비스 이용자가 데이터 소유의 주체로 떠오른 데 따른 트렌드 변화라는 게 류 대표의 견해다. 따라서 “금융 회사들도 각자가 자기 상품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금융사들이 서로 서비스) 플랫폼을 합종연횡해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류 대표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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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용자 중심 혁신 금융서비스의 특징을 ‘4C’로 압축해 표현했다. 4C는 통합(Combine), 연결(Connect), 확보(Capture), 안전(Comfort)을 뜻한다. 즉, 금융 정보를 한 곳에 모아 최적의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해 추천하고, 필요한 금융 솔루션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확보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는 현재 사용자의 금융 자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조회’, 금융 상품들을 비교해 추천해주는 ‘대출 비교’나 ‘내 보험 관리’ 등을 인공지능(AI)이나 챗봇 상담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AI·챗봇 등 기술적 차별화 중요
류 대표는 “단순히 정보를 한 곳에 모아 연결하고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고객 수가 한정돼 있는 사람 대신 AI를 활용해 누구나 자산관리를 받고, 챗봇으로 비대면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기술적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 바이오 인증, 특히 안면인식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모바일이 대세이지만 앞으로 모바일이 필요 없어지더라도 어딜 가든 내 얼굴로 모든 금융 서비스를 받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카카오페이의 ‘얼굴 인식’ 서비스는 현재 200만명 이상이 이용 중이다. 류 대표는 “출시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단 한 번의 보안 사고가 없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를 손안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일부 자산가들만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제공 받고 있는데 데이터와 기술 발전을 통해 사회 초년생이나 소득이 없는 주부 등 누구나 쉽게 자산의 규모에 관계없이 서비스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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