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합당하면서 시민당의 비례대표 후보 추천 절차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등 시민당 출신 당선자들이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뽑는 절차를 공시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 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추천 절차가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47조에 따라 정당별 비례대표 후보 추천 절차(당헌·당규,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및 회의록 등)를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과 시민당이 지난 18일 합당하자 선관위는 시민당을 소멸된 정당으로 파악해 이 같은 내용을 삭제했다. 선관위는 “현재 등록된 정당만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며 “별도의 정보공개 요청을 하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최근 논란을 빚은 윤미향·양정숙 민주당 당선자를 비롯한 시민당 출신 인사들의 공천 과정은 베일 속에 감춰지게 됐다. 현재 시민당은 합당 이후 홈페이지를 폐쇄한 상태이고 민주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아 선관위에 비례대표 후보 절차를 제출하지 않았다.
4·15총선을 앞두고 만들어진 시민당은 창당 1주일 만에 후보 접수와 검증, 순번 선정까지 완료하며 ‘졸속 공천’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민당은 3월18일부터 나흘간 시민단체 대표들로부터 비례대표 후보 신청을 접수하고 이틀 만에 검증을 완료했다. 특히 신현영 당선자는 추가 공모를 한 지 하루 만에 비례대표 1번을 배정받았고 정필모 당선자도 ‘부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4시간 만에 재심이 받아들여져 당선권에 들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시민당이 공천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진행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이 아닌 시민당 당선자들은 이후 각종 논란을 낳았다. 양정숙 당선자는 부동산 실명제 위반과 명의신탁 의혹으로 제명됐고 윤 당선자는 정의기억연대 회계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부당한 겸직 및 외부강의’ 문제로 감사원 징계 대상이 된 정 당선자 출마 소식에 KBS 3개 노조는 모두 비판 성명을 냈다. 권인숙 당선자는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발표된 날 근무하던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사직서를 내 논란이 됐다. 양이원영 당선자는 “이런 식으로 비례연합정당을 만들면 유권자들이 표를 줄까”라고 비판한 직후 돌연 시민당에 합류하며 지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