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올해 초 발표한 ‘2019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여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30~34세 86.3명, 35~39세 45.0명, 25~29세 35.7명 순이다. 전체 산모 중 35세 이상 비율은 지난 2009년 15.4%, 2014년 21.6%, 지난해 33.3%로 높아졌다.
지난해 신생아를 낳은 산모 가운데 30대 초반은 43.4%를 차지했는데 2014년 50.8%로 최고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50%를 넘었던 25~29세 산모의 구성비율은 지난해 19.1%로 떨어졌다. 반면 35~39세 산모는 1981년 2.9%, 2000년 5.9%, 2010년 15.1%, 지난해 28.9%로 높아졌다.
늦은 나이 산모들이 많이 걱정하는 게 임신성 당뇨와 임신 중 고혈압이다.
임신성 당뇨는 임신으로 인한 신체기능 변화로 발생한다. 임신 전 이미 당뇨가 있었는데 모르고 지내다가 산전검사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임신성 당뇨가 있으면 거대아, 분만 중 어깨결림, 분만 손상, 제왕절개수술 빈도가 증가한다. 임신 32~36주 이후 원인불명의 태아 사망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신 전부터 당뇨(현성 당뇨)인 경우 임신중독증, 당뇨병성 신증·망막증·신경병증, 감염, 케톤산증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자연유산이나 태아 사망·기형, 양수과다증, 거대아 출산, 임신 37주 이전의 조산, 출산 직후 신생아의 호흡곤란증·저혈당·저칼슘혈증·심근비대·고빌리루빈혈증 등 빈도도 증가한다. 임신성 당뇨인 산모가 낳은 아기도 커서 비만·대사질환·심혈관계질환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
임신성 당뇨라면 우선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목표 혈당을 유지한다. 혈당이 잘 조절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상황이면 주기적으로 초음파검사로 태아 성장과 양수의 양을 측정하고 태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예정일보다 빨리 분만을 유도해야 할 수도 있다.
임신 중 고혈압은 전체 임신부 중 5% 정도에서 발생한다.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대표 증상은 전신 부종, 두통, 상복부 통증, 시야 흐림 등이다. 심할 경우 소변량 감소, 호흡곤란 등도 나타난다. 두통과 상복부 통증, 시야 흐림은 경련·발작의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몸이 붓고 혈압이 오르는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은 경우 입원해서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단백뇨가 있는지 검사한다.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일시적으로 혈압강하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근본적인 치료는 분만이다.
늦은 나이에 임신했다고 무조건 검사를 더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산전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검사 일정을 변경하거나 추가 검사를 한다.
임신 초기 초음파검사에서 임신이 확인되면 혈액·소변·자궁경부암 검사를 한다. 임신 11~13주에는 초음파검사로 태아 목덜미 투명대의 두께를 측정한다. 11~13주와 16~18주에는 산모 혈액으로 태아의 다운증후군 위험도를 평가한다. 임신 20~24주에는 태아 정밀 초음파검사를, 24~28주에는 임신성 당뇨 선별검사를 하고 빈혈 여부를 확인한다.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산모라면 당뇨·임신중독증 선별검사를 임신 1분기(임신 14주까지)에 추가로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늦은 나이 산모는 일반 산모보다 임신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다. 몸이 많이 붓고 체중이 급증할 때, 심한 두통과 함께 눈이 침침하거나 질출혈, 호전되지 않는 복통·진통, 소변량 감소, 물처럼 맑은 질 분비물이 갑자기 발생할 때, 태동이 없어지거나 갑자기 줄어들 때, 오한 또는 열이 나는 느낌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권자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