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삼국시대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케이뱅크의 예비 최대주주인 비씨카드가 17년 만에 회사채를 발행하고, 카카오뱅크는 미뤄왔던 오픈뱅킹에 다음달 전격 진출한다. 토스뱅크는 하나금융TI를 시스템개발업체로 선정해 리스크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맏형’ 케이뱅크부터 ‘막내’ 토스뱅크까지 잰걸음을 걸으면서 ‘인뱅 삼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시스템개발 업체로 하나금융TI가 선정됐다. 앞서 LG CNS가 시스템통합(SI) 업체로 낙점된 이후 토스는 꾸준히 전산구축에 나선 상황이었다. LG CNS는 여신과 수신, 고객관리원장 등 은행업에 필요한 전산 총괄개발을 맡고 하나금융TI는 리스크 시스템을 맡는 형태다. 하나금융TI는 은행업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신용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과 보험 등의 금용권 IT시스템 개발에 노하우를 보유한 하나금융TI는 하나금융그룹의 통합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토스뱅크의 10% 지분을 가진 주주라는 점에서 기민한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본인가가 올해 12월이라는 점에서 리스크 시스템은 그 전에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여신 신용평가모형 개발, 인력·조직구성 등 은행업을 위한 준비사항을 확인한 뒤 본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케이뱅크도 정상화를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섰다. KT는 자회사인 비씨카드를 통해 케이뱅크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설 계획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에 막힌 KT 대신 비씨카드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케이뱅크에 2,625억원을 투자하고 정상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비씨카드는 이르면 다음달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해 케이뱅크 최대주주가 된 이후의 유동성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비씨카드의 채권 발행은 2003년 1월(200억원) 후 약 17년 만이다. 지난달 KT로부터 케이뱅크 지분 10%를 사들인 비씨카드는 다음달에도 추가 매수를 통해 지분을 34%까지 늘릴 방침이다. 케이뱅크가 진행하는 5,949억원 규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사들여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실탄이 확보되는대로 1년 넘도록 중단 중인 신용대출 상품 재개와 함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출시로 영업 정상화에 나설 방침이다. 비대면 주담대 외에 추가적인 신규 대출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담금질을 계속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그간 미뤄온 오픈뱅킹에 참여한다. 개편한 앱의 홈 화면 좌측 상단에는 ‘내 계좌’를 추가하고, 여기에 오픈뱅킹을 장착해 사용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고객들을 끌어올지가 관건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실적은 순항중이다. 올해 1·4분기 순이익 역시 18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현재 주수익원인 이자수익 외에도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로 비이자수익(수수료)을 확보하고, 지난달부터 시작한 ‘카카오뱅크 제휴신용카드’를 통해 고객 대상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