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든자산운용은 지난 1월 말 조성한 5,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로 최근 서울시 은평구 연신내역에 위치한 범일빌딩을 인수했다. 범일빌딩은 2000년에 준공된 이후 현재까지 임대면적의 60% 이상을 교보생명·국민은행 등이 장기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서울 서북부 거점 지역인 연신내역 로데오거리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GTX-A 노선의 준공이 예정되어 있어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이든자산운용의 블라인드펀드에는 행정공제회·경찰공제회 등 주요 공제회 등이 2,000억원 규모로 지분을 출자했다. 블라인드펀드의 투자 전략은 코어플러스·밸류애드이며, 실물자산부터 개발사업까지 폭넓게 투자할 수 있다. 특히 신세계프라퍼티가 전략적투자자(SI)로 지분을 출자해 향후 자산 발굴 및 자산 가치 향상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든자산운용은 향후 자산을 매입한 후 저층부 리테일은 신세계와 함께 가치 상승을 꾀할 계획이다. 현재 이든자산운용이 운용 중이고 신세계프라퍼티가 투자에 참여한 성수동 복합시설 개발사업도 향후 블라인드펀드에 편입될 예정이다.
지난 2017년에 설립된 이든자산운용은 베스타스자산운용, 에머슨자산운용을 거친 이상호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중소형 자산 밸류애드 투자 확대 전망 |
이번 이든자산운용의 투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앞으로 향후 중소형 사이즈의 자산을 밸류애드하는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이 풍부해 코어 에셋에 대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입찰이 진행된 현대해상 강남타워의 경우 3.3㎡당 매각가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최근 부동산 운용사 업계에서는 코어 에셋 보다 경쟁이 덜하고 밸류애드 전략을 통해 가치 상승을 꾀할 수 있는 중소형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량 자산으로 꼽히는 도심·강남 등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 빌딩의 가격은 오를 대로 오른데다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요 오피스 권역이 아닌 지역의 중소형 오피스 빌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에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일본을 대표하는 부동산 회사인 노무라 부동산은 중소형 오피스에 특화된 상품인 ‘프리미엄 미들사이즈 오피스(PMO)’를 선보이기도 했다.
블라인드펀드로 중심축 이동 빨라져 |
또한 블라인드펀드를 통한 투자도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부동산금융 업계에서는 블라인드펀드 조성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코람코자산운용 등이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선도하고 있으며, 중소형 운용사들까지 자신들만의 투자 전략을 내세워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특히 과거 블라인드펀드가 연기금이나 금융지주 계열사들 중심으로 조성이 됐다면 최근 들어서는 운용사가 그간의 실적을 바탕으로 직접 상품을 만들어 투자자 모집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연기금이나 공제회들이 운용 실적이 좋은 운용사의 블라인드펀드에 출자하기 위해 줄을 서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실제 최근 코람코자산신탁이 모집한 블라인드펀드 3호에는 교직원공제회(2,000억원), 행정공제회(800억원), 경찰공제회(400억원), 군인공제회(400억원), 농협중앙회(400억원)을 출자했는데 이 중 일부 기관은 애초 블라인드펀드 조성이 끝난 상황에서 다른 기관의 양해를 구해 출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금융 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들의 태도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며 “과거에는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더라도 운용사가 독립적으로 투자하고 운용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면서 운용사의 권한이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