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빠들은 고민이 많다. 차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 나 자신만을 위한 자동차 선택은 옛날 얘기다. 부릉부릉 배기음, 날렵한 외관 같은 ‘로망’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아이들과 부모님을 위한 사양이 우선이다. 3대가 함께 가족 나들이 갈 때의 편안함이 차량 선택의 지상 과제다. 이런 ‘아빠들의 취향’에 맞춰 최근 3열 시트에 6인승 이상 좌석을 갖춘 차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저마다 다른 개성과 디테일로 무장한 이들 중 우리 가족에 맞는 차는 뭘까.
국내에서 판매 중인 대표적인 6인승 이상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현대차(005380) ‘팰리세이드’, 기아차(000270) ‘모하비’, 한국GM ‘트래버스’, 포드 ‘익스플로러’ 등이다. 기아차 ‘쏘렌토’ 등 일부 중형 SUV들도 6인승 시트를 갖추고 있는 경우가 있지만 아무래도 본질적인 크기 때문에 3열 공간에서 열세일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우선 차의 크기를 먼저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시트가 갖춰졌다고 공간이 다 똑같지는 않기 때문. 가족들과 함께 장거리 이동을 하면 운전자 뿐만 아니라 탑승객 모두가 편안해야 한다. 역시 실내 공간의 척도인 전장과 휠베이스(축거)를 살필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대형 SUV 중 가장 전장이 긴 차는 트래버스다. 5,200㎜로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차량 중 가장 길다. 다음은 익스플로러. 5,050㎜로 역시 5미터가 넘는 웅장함을 보여준다. 축거 또한 트래버스와 익스플로러가 각각 3,073㎜와 3,025㎜로 앞선다. 축거는 실내크기를 좌우한다. 팰리세이드는 전장 4,980㎜, 축거 2,900㎜이고 모하비는 각각 4,930㎜와 2,895㎜다. 아무래도 3열 실내공간은 트래버스와 익스플로러가 한 수 위다.
다만 익스플로러는 2열에 독립시트가 제공되지 않는다. 2열 가운데가 통로가 아닌 시트여서 3열로 넘어가려면 2열 시트를 앞쪽으로 젖혀야 한다. 패밀리카로 이용할 때 보통 2열에 카시트를 설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부분은 3열을 이용하는 데 꽤 큰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트렁크 용량도 트래버스가 기본 651리터로 가장 돋보인다. 2열과 3열을 접었을 때 용량이 2,780리터로 가장 크다. 익스플로러와 팰리세이드는 기본 트렁크 용량이 각각 515리터, 509리터다. 모하비가 350리터로 다소 열세다.
아빠들은 차의 길이뿐 아니라 높이도 따져야 한다. 차체가 너무 높으면 기계식 주차장 등을 이용하기 힘들고 승차감도 떨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고 내릴 때도 불편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전고가 너무 낮으면 헤드룸이 낮아 안락함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오프로드 주행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전고는 모하비 1,790㎜, 트래버스 1,785㎜, 익스플로러 1,775, 팰리세이드가 1,750㎜ 순으로 높다.
연료가 디젤이냐 가솔린이냐도 고민거리. 최근엔 많은 개선이 이뤄졌지만, 보통 디젤은 힘이 좋고 가솔린은 조용하다는 인식이 있다. 디젤의 경우 저물어가는 연료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팰리세이드는 가솔린과 디젤 모델을 모두 갖추고 있다. 가솔린 배기량이 3.8리터, 디젤이 2.2리터다. 트래버스는 3.6리터 가솔린, 익스플로러는 2.3리터 가솔린만 선택 가능하다. 모하비는 3.0리터 디젤 모델만 갖추고 있다. 연비는 팰리세이드 디젤(리터당 약 12㎞)을 제외하면 리터당 8.3~9.6㎞로 대동소이하다.
어쩌면 가장 큰 선택의 갈림길은 가격일지 모른다. 팰리세이드가 3,497만원부터로 가장 저렴하다. 대형 SUV 구입을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팰리세이드 가격에 열광했던 이유다. 트래버스는 4,447만원부터, 모하비는 4,647만원부터다. 익스플로러는 이 중 유일한 수입 브랜드답게 5,920만원의 비교적 높은 가격을 감수해야 한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