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서 대체재 격인 개별 주식선물시장 거래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 장세 역시 레버리지 효과가 큰 주식선물 거래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월 전체 주식선물 거래금액은 73조9,3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7.7% 급증했다. 4월에는 지난해 대비 24.7% 증가한 총 44조80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일 평균 거래대금 기준으로 3월과 4월 각각 3조3,361억원과 2조2,0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인 1조6,234억원과 1조6,043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주식선물 계약 수도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체 주식선물 계약 수는 지난해 3월 5,771만계약에서 올해 3월 1억3,681만계약으로 137.1% 증가했고 4월에도 7,550만계약이 체결되며 지난해 대비 19.92% 늘었다.
투자자별로는 기관의 거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4월 주식선물 거래시장에서 비중이 30% 수준이었던 기관투자가는 올해 비중이 34%까지 확대됐다. 반면 현물시장에서 매도를 지속해온 외국인의 경우 선물시장에서는 47%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전체 시장 거래 규모가 커진 만큼 이들의 투자 규모도 커졌다. 외국인의 경우 최근 변동성 확대에 주식 현물 대신 선물 거래를 통해 국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금융당국은 올해 3월10일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도를 대폭 강화한 데 이어 일주일 후인 16일부터는 상장주식 전 종목에 대해 6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에 공매도를 헤지 수단으로 활용했던 외국인과 기관의 수요가 주식선물시장으로 옮겨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공매도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라면 개별 주식선물은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 현물이 아닌 선물을 매도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또 매수와 매도 양방향 거래가 가능해 주로 외국인과 기관의 리스크 헤지나 레버리지 거래에 이용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폭락을 거듭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 주식선물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변동성 폭증은 기존 투자자의 위험관리 매매와 신규 투자자의 투기적 매매를 동시에 촉발시킨다”며 “또한 파생상품과 연계된 현물거래까지 유발하면서 이전에 비해 유동성의 폭발적인 증가를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