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주택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에 이어 5월에도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강남 지역의 일부 고가 주택이 급매물로 거래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단 이번 통계는 지난 4월 14일부터 5월 11일까지 수치를 바탕으로 한 만큼 최근의 상황은 반영이 안 됐다.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09% 떨어졌다. 지난주에는 -0.02%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10개월 만에 하락으로 전환된 바 있다. 특히 강남3구 지역의 낙폭이 컸는데, 강남구는 -0.63%, 서초구는 -0.59%, 송파구는 -0.28%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대출규제 및 보유세 부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급매 위주로 거래되는 등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강북의 주요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도 고가의 대표 아파트 단지를 위주로 급매가 풀리며 마포구 -0.08%, 용산구 -0.03%, 성동구 -0.01%로 하락 전환됐다. 구로(0.19%)·금천(0.08%)·관악(0.07%)·영등포(0.03%)구 등 지역은 교통호재와 중저가 단지 수요 등으로 상승했지만, 그 폭은 축소됐다.
전국의 5월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14%로 상승했다. 경기도 0.40%, 인천도 0.59%를 기록하며 그간 상승폭이 낮았던 지역을 위주로 올랐지만, 지난달 대비 상승폭은 줄어들었다. 지방도 0.03% 올랐다. 특히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대구는 그 확산세가 진정되며 보합으로 전환됐다. 대전은 혁신도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0.43% 올랐고, 방사광가속기 유치 호재를 맞은 충청북도도 0.16% 올랐다. 다만 제주도는 관광객 감소로 -0.28%, 경남은 제조업 침체와 미분양 증가로 -0.07%의 변동률을 보였다.
전세가도 올랐다. 전국 월간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0.09% 증가했는데, 서울은 0.07%→0.05%로 그 상승폭이 줄었다. 송파구(0.12%)는 잠실·송파동의 인기 대단지를 위주로 상승으로 전환됐고, 강남(0.09%)·서초(0.09%)구는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거나 학군 수요가 꾸준히 있는 지역을 위주로 올랐지만 그 폭은 축소됐다. 동작구는 흑석동 등 역세권을 위주로 0.12% 올랐다.
전국 5월 주택종합 월세가격은 0.01% 상승했다. 수도권은 지난달 0.03%에서 0.02%로, 서울도 지난달 0.02%에서 0.01%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의 월세 상승폭 축소와 관련해 “전세가격 상승과 학군 및 직주근접 수요가 있는 지역을 위주로 상승세는 지속됐지만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들며 상승폭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작년 9월 이후 7개월 만에 100 아래로 내려가면서 ‘공급우위’로 전환됐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가면 공급이 더 많고, 100을 넘으면 수요가 더 많다는 의미다. 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4월 105.1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5월 들어 99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 4구가 속한 동남권(97.4)을 비롯해 도심권(89.3), 동북권(98)의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졌다. 한편 이번 통계는 5월 중순까지 수치인 만큼 최근 강남지역 낙폭 축소와 풍선효과 확산 등의 흐름은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