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오브 파이터즈로 유명한 SNK(950180)가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중간배당을 한다. 반기는 목소리도 있지만 SNK가 상장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업이라 고배당은 결국 중국 대주주들의 현금 확보 창구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NK는 이사회를 열고 주당 3,332원의 배당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배당 총액은 684억원(2,053만3,597주)으로 오는 9월 지급할 예정이다.
중간배당액은 지난해(2018년 8월~2019년 7월) 영업이익인 513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배당률은 19.8%다. 고배당 소식에 SNK 주가는 이날 폭등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고배당 정책을 두고 주주친화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계 대주주가 국내 주식공모시장을 이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SNK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 등으로 유명한 일본 법인회사지만 대주주는 중국계 자본이다. 최대주주는 즈이카쿠(ZUIKAKU·지분율 33.16%)로 갈지휘 대표가 최대주주다. 2대 주주인 퍼펙트월드(Perfect World·18.23%)와 3대 주주 론센(RONSEN·지분율 11.48%) 역시 중국계다. 중국 자본은 지난 2015년 SNK를 약 75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번 배당으로 3대 주요 주주는 441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
지난해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거액의 배당은 어려웠다. 상장 직전인 지난해 1월 이 회사의 별도기준 현금자산은 763억원으로 이번 배당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장 이후 137억원의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했지만 지난해 공모자금으로 확보한 1,700억원이 없었다면 이 같은 배당을 쉽게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상장을 통한 유동성 확보로 자산 매각 없이 대규모 배당이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고배당 정책이 일반 주주들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우려도 있다. 한 IB 관계자는 “배당락이 발생해 주가가 떨어지면 결국 투자자들에게는 손해”라며 “(배당 정책이) 조삼모사와 같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SNK는 소액주주의 보유주식 비율이 21.55%에 불과해 대주주에 유리하다. 코스닥 상장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공개(IPO) 업무를 하는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상장한 지 1년밖에 안 된 회사가 한 해 영업이익보다도 큰 금액을 배당에 쓰는 것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