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정부가 소프트웨어(SW)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면서 SW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각 시도 교육청이 경쟁적으로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 중점학교를 운영하면서 SW 특기로 대학에 진학하려는 입시생들도 많아졌다. 자신이 고교 생활 중 SW 관련 학습을 했고 재능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관련 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방법을 고민해볼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015년 처음 8곳을 선정한 SW중심대학은 현재 40개교로 늘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초 40개 대학에 800억원을 지원하고 SW 인재 육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재정적 지원에 적극 나서자 대학들도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특기자전형으로 신입생을 유치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SW중심대학에 선정된 40개교 가운데 32곳은 신입생 선발 시 별도의 전형을 운영한다. 최근 발표한 2021학년도 수시모집요강에 따르면 8개 대학이 특기자전형, 24개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SW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선발한다.
SW특기자전형은 프로그래밍 경시대회, 정보올림피아드 등 관련 대회에서 수상하거나 애플리케이션 개발, 코딩 등 SW 관련 활동 실적이 있는 학생들이 주로 지원한다. 2021학년도에 특기자전형으로 선발하는 대학은 총 8개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 경희대·고려대·국민대·부산대·숭실대·우송대·한양대 등이다. 우송대가 올해 SW특기자전형을 신설했고 동국대는 전년도까지 운영했던 특기자전형을 폐지하고 학종으로 변경했다.
8개 대학 대부분이 1단계를 서류 100%로 평가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선발한다. 서류평가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증빙서류를 통해 관련 교과 우수성과 재능·잠재력 등을 확인한다. 면접에서는 제출서류를 기반으로 적성과 논리적 사고력 등을 평가한다.
예를 들어 한양대는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와 활동소개서에 나타난 SW 관련 실적만 평가해 모집인원의 5배수를 선발한다. 학생부종합평가는 2단계에서 이뤄진다. 국민대의 경우 대학이 지정한 SW 관련 대회 개인전 입상 실적이 있는 학생만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제한한다. 입상 성적을 토대로 1단계에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20%, 면접 50%, 학생부 교과 30%로 평가하고 학교생활기록부 중 교과만이 평가 대상이 된다. 우송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특기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8개 대학 모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특별한 실적은 없지만 수학·과학·정보 등 전공 관련 탐구역량이 우수하고 학교생활을 통해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학생이라면 학종 중 SW인재전형을 고려해볼 수 있다. 2021학년도에 학종으로 SW인재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은 가천대, 강원대, 경북대, 광운대, 단국대 죽전캠퍼스, 대구가톨릭대, 동서대, 동국대, 동명대, 배재대, 서강대, 서울여대, 선문대, 아주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원광대, 제주대, 조선대, 중앙대, 충남대, 한동대, 한림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호서대 등 총 24개교다. 대부분이 실적을 증빙하는 별도의 서류를 받지 않지만 제주대는 예외적으로 입상 실적이나 자격증 등을 선택적으로 제출할 수 있다.
서강대와 선문대, 중앙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의 경우 면접 없이 서류만으로 선발한다. 동서대는 학생부와 면접으로 선발하지만 단계별 전형이 아닌 일괄전형으로 운영한다. 나머지 대학들은 모두 1단계에서 서류 100%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포함해 최종 선발하는 단계별 전형을 실시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모든 대학에서 적용하지 않는다.
특기자나 인재전형 등 별도의 SW 전형이 아니더라도 일반 학종으로 지원하는 방법도 있다. 건국대·상명대·성균관대·세종대·안동대·이화여대·충북대·한국외대는 일반 학종으로 SW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SW중심대학은 아니지만 서울과학기술대·서울대·서울시립대·숙명여대·연세대·홍익대 등 관련 모집단위를 운영하는 학교들도 많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별도 SW 전형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일반 학종으로도 SW 인재를 선발하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각 대학의 모집요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면서 “SW 전형과 일반 학종 간 중복지원 여부도 대학마다 다른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