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라다크




라다크는 인도 북부 카슈미르 동쪽 히말라야산맥 사이에 둘러싸인 고원지대다. ‘작은 티베트’ ‘신비한 라마의 땅’ 등 많은 별칭을 갖고 있다. 10세기 초 티베트 제국의 왕가에서 떨어져 나온 일부가 라다크 지역으로 옮겨 나라를 세웠다. 라다크 왕국은 900년가량 독립국가로 지내다 1947년 당시 카슈미르와 함께 인도의 일부가 됐다. 인도가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할될 때였다. 중국은 1949년 신장, 1950년 티베트를 편입한 뒤 두 지역의 반발에 대응하기 위해 북쪽의 신장과 남쪽의 티베트 사이에 있는 악사이친을 가로질러 도로를 건설했다. 악사이친을 라다크의 일부로 인식하던 인도는 이 소식을 듣고 경계초소를 중국 쪽으로 더 옮겨 지으며 영토 수복에 나섰다. 중국은 “악사이친이 청나라 옹정제 때부터 중국 땅이었다”고 반박하며 대대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이렇게 시작한 1962년 중국·인도 전쟁은 발발 1개월 만에 중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인도는 비동맹노선까지 포기하며 미국에 파병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미군이 들어오기도 전에 승리를 선언한 뒤 철수했다. 이후 현재까지 라다크는 인도가, 악사이친은 중국이 실효지배하고 있으며 양국은 상대 지역을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다크는 스웨덴 생태환경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1991년 발간한 책 ‘오래된 미래’에서 소개하면서 유명해졌다. 저자는 황량한 환경에서도 행복하게 살던 라다크 사람들이 개발 열풍 이후 무너지는 공동체 속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과 자연의 상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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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가 최근 라다크에 5,000여명의 병력과 무기를 추가 배치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지난달에는 양국 군인이 난투극을 벌여 수십 명이 부상했다. 인도 육군 참모총장이 이 지역을 시찰하고 중국은 80~100개의 막사를 지어 충돌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져 일촉즉발인 상황이다.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내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일부러 분쟁을 키우고 있다며 서로 비난하고 있다. 발 없는 바이러스가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와 인간을 위협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한기석 논설위원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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