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식 건강용품 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지난 2일 첫 환자 발생 이후 최소 12명 이상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접촉자가 200여명에 달하는데다 해당 업체가 코로나19의 고위험군인 고령층이 모이는 행사를 자주 했던 만큼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조원동 소재 다단계식 건강용품 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가 서울에서 8명, 경기지역에서 4명 발생했다. 이 업체는 ‘판매원 교육’과 ‘세미나’ 등의 명목으로 매장에서 여러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개최해온데다가 행사 참석자 대부분이 고령층으로 알려졌다.
관련 첫 확진자는 서울 구로구에 사는 72세 남성으로 그는 이달 1일 사무실에서 쓰러져 영등포구 강남성심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리치웨이는 지난달 23일과 30일 판매원 교육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업체의 세미나는 고령층을 모아 판매 제품을 안내하는 동시에 레크리에이션 활동도 병행하는 자리라 자연스럽게 밀접접촉이 일어나는 구조다. 특히 한 번 세미나에 참가한 노인이 다시 주변 지인을 데려오게 하는 구조로 일종의 다단계 방식을 띤 것으로 보인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관련 접촉자 200여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해당 업체 직원 11명과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일 사이 업체를 방문한 188명 등 199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방대본은 이날 정오 기준 인천·경기 지역 수도권 개척교회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11명 늘어나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66명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수도권 곳곳에서 산발적인 감염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군포·안양 지역의 목회자 모임 관련 확진자도 3명이 추가돼 총 18명이 됐으며 개신교 캠퍼스 선교단체인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관련해서도 자가격리 중이던 전도사 1명이 추가 확진돼 이날까지 1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아울러 서울 중구 KB생명보험 전화 영업점에서는 자가격리 중이던 1명이 추가로 확진돼 현재까지 총 12명의 환자가 나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종교 소모임, PC방, 학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전파되고 있다”며 “수도권 주민들은 최대한 약속과 모임을 연기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