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초동 야단법석] 불능vs 가능…유재수 감찰 두고 조국 재판 안팎서 치열한 ‘氣 싸움’

가족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가족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지시 의혹을 두고 전직 청와대 인사 사이 ‘진실 공방’이 한창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당시 감찰 대상자의 불응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 사실상 불능 상태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직 청와대 특감반원 측은 “윗선에서 감찰을 중단하라고 했으나 (내부에서는) 더 했어야 한다”고 맞불을 놓는 분위기다.

5일 재판을 앞두고 먼저 포문을 연 건 조 전 장관이었다. 조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방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본인 재판에 앞서 “감찰의 개시·진행·종결은 청와대 민정수석의 권한”이라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당시 감찰이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유 전 부시장이 감찰에 응하지 않는 등 사실상 불능 상태인 터라 확인한 비리와 복수의 조치 의견을 청와대 특감반원들로부터 보고 받아 민정수석의 권한에 따라 결정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 전 장관은 “대통령 비서실에 소속된 특별감찰반은 대상자의 동의가 있을 때만 감찰을 진행할 수 있어 특감반원의 의사, 의욕, 희망이 어떻더라도 강제로 감찰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감반은 검찰도 경찰도 아니라 체포·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의 권한이 없다. 특감반과 수사기관이 각각 확인할 수 있는 비리 혐의는 애초에 중대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반부패비서관과 민정비서관은 각자 역할을 다했다”고 말했다. 직권을 남용한 것도, 특감반원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것도 아니므로 무죄라는 주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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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수뢰후 부정처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 해 11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두하고 있다. /연합뉴스뇌물수수·수뢰후 부정처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 해 11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전직 청와대 특감반의 선임 격인 ‘데스크’로 근무한 김모씨는 이날 공판에서 유 전 부시장 감찰을 두고 “더 감찰했어야 한다”고 증언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조 전 장관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유재수의 비위 첩보 자체의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고 답한 데 대한 반박 취지의 진술로 풀이된다. 특히 유 전 시장이 돌연 병가를 내고 잠적해 조사에 응하지 않는 점을 상부에 보고하자 “윗선에서 감찰을 그만하라고 하니 그만 진행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유 전 시장에 대한 이인걸 특감반장 보고에 곧바로 감찰 중단 지시가 내려왔다는 것이다.

김씨는 ’유재수가 엄청 ‘백’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며 “당사자는 병가를 내고 사라진 사이에 위에서 그만하라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휘 계통도 아닌 민정비서관이 특감반의 결과를 통보하느냐”며 “감찰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무슨 감찰 결과를 통보했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유 전 부시장이 4개월 뒤 금융위원회에서 명예퇴직을 하고 국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이동한 데 대해서도 “매우 이례적이다. 감찰이 중단되지 않았으면 명예퇴직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씨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도중 자신이 외부의 청탁이나 압력을 받은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안현덕·박준호기자 always@sedaily.com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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