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운영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의 부검이 8일 오전 진행된다. 손씨는 지난 6일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손씨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이날 오전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한 결과 타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자해한 흔적도 나왔지만, 정확한 사망 원인은 시신 부검을 통해 규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CCTV를 분석한 결과 손씨는 지난 6일 오전 10시 57분 자택인 파주 시내 아파트로 들어간 뒤 외출하지 않았으며, 집 안에 다른 침입 흔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손씨의 전 동료였던 지인은 혼자 거주하는 손씨가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6일 밤 손씨 집까지 찾아왔고, 집 안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자 같은 날 오후 10시 35분쯤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망 원인에 대한 수사와 별개로 사망 경위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손씨는 지난달 21일 검찰이 정의연의 회계 자료 일부가 보관돼 있는 쉼터를 압수수색한 이후 주변에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언론과 검찰에 대한 분노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기자들이 쉼터 초인종 소리를 울릴 때마다, 그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인 것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이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라고 적었다.
검찰은 이와 관련 “고인을 조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같은날 추가로 낸 입장문을 통해 “당시 집행 관련 협의 등은 변호인과만 이뤄졌고, 협의에 따라 지하실에서 실제 압수수색을 할 당시 고인이 그곳에 없었던 것으로 수사팀은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암수수색 쉼터 압수수색 당시에는 손씨가 현장에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었다.
경찰은 앞으로 손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작업 등을 진행해 사망 경위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손씨 자택에는 유서로 추정될 만한 메모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 부검을 마치면 시신은 유족과 정의기억연대 측이 마련한 빈소로 옮겨질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