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퇴직연금 2위도 뺏길라...금투업계에 쫓기는 생보

금투업계 고수익 상품 경쟁력 바탕

최근 3년간 적립금 증가율 14~20%

생보는 킥스 도입에 마케팅 제동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연 평균 10%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생명보험업계와 금융투자업계가 2위 자리를 두고 시장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연구원은 9일 ‘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퇴직연금 수입보험료가 각각 8.4%, 5.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다 올해 1월부터 50세 이상 연금계좌의 세액공제 한도가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한시적으로 확대되면서 퇴직연금 시장이 지난해보다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3년 300조원 돌파를 앞두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보험업계는 시장 선점에 주력해왔다. 특히 저금리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판매가 저조한 생보업계는 수수료 개편에 적극 나서는 등 퇴직연금 사업에 사활을 걸었고 지난해 수입보험료 규모를 46%가량 늘렸다.


문제는 수보료가 늘수록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는 신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도입을 앞두고 생보업계의 점유율 확대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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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생보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9조9,000억원으로 은행(112조6,000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금융투자업계가 최근 3년간 14.3~20.9%에 달하는 적립금 증가율을 기록하며 점유율 2위인 생보업권을 바짝 뒤쫓고 있다. 실적배당형 상품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금투업계가 고수익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결과다.

새로운 건전성 지표인 킥스 도입에 앞서 보험업계는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신용위험액과 시장위험액을 요구자본에 단계적으로 반영하게 된다. 기존에는 35%였지만 지난해 70%로 확대됐고 올해부터는 100% 반영된다. 과거에는 100원의 보험료가 들어오면 35원에 대해서만 위험액을 반영했지만 이제는 100원을 모두 반영하게 되면서 퇴직연금 보험료가 늘어날수록 보험사가 확충해야 할 자본 규모도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됐다.

보험연구원은 이날 연간 수입보험료 수정 전망치도 내놓았다. 생보 수보료는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 시장 위축으로 지난해보다 1.8% 감소해 5년 연속 역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보장성 보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와 종신보험 시장 정체 등으로 2.5% 성장에 그치고 일반 저축성 보험은 킥스 등의 제도 변화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 확대로 4.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변액저축성보험은 8.2%가량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손보 수보료는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배상책임보험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5.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장기보험은 상해·질병보험과 장기 운전자보험의 성장에 따라 4.9%, 자동차보험은 보험료 인상을 발판으로 8.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승강기안전보험 등 배상책임보험 시장의 성장률은 4.5%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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