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치러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추모발언을 내놓지 않은 채 최초의 흑인 공군참모총장을 지명했다고 자랑하고 최근 시위 도중 경찰에 떠밀려 크게 다친 70대 남성을 향해 음모론을 제기해 또다시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날 휴스턴의 파운틴오브프레이즈 교회에서 수백 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플로이드가 사망한 지 보름 만이다. 이날 장례식은 미니애폴리스와 노스캐롤라이나·휴스턴에서 닷새간 공개 추도식이 열린 뒤 진행됐다. 미아 라이트 파운틴오브프레이즈 교회 공동목사는 “우리는 울고 애도하지만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화이트 목사는 숨지기 직전 ‘엄마’를 찾던 플로이드를 언급했고 장례식장은 일순간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화이트 목사는 “플로이드가 엄마를 외치던 순간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가 그의 울음을 듣고 우리 아이와 손자를 위해 통곡했다”고 했다.
장례식은 TV와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됐다. 장례식이 시작되자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8분46초 동안 추모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NYT는 NYSE의 228년 역사상 가장 긴 침묵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유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그는 “어떤 아이도 너무 많은 흑인 아이들이 대대로 해온 질문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 질문은 ‘왜 아빠가 돌아가셨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미국에서 인종 간의 정의가 있는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로이드가 영면한 날 최초의 흑인 출신 미 공군참모총장이 탄생했다. 상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찬성 98 대 반대 0의 만장일치로 찰스 브라운 장군의 공군참모총장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브라운 장군은 조지 H W 부시 공화당 행정부 시절인 1989~1993년 합참의장을 지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에 이어 군 최고 자리에 오른 두번째 흑인이 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이드를 언급하지 않은 채 트위터에 “미국을 위한 역사적인 날”이라며 첫 흑인 공군참모총장 탄생을 집중 홍보했다. 또 시위 중 경찰에 밀려 머리를 다친 마틴 구지노의 사고와 관련해 “넘어진 것 자체가 설정일 수 있으며 그는 안티파 선동가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