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의 한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어학원)의 조리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해당 기관이 휴원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집단감염이 시작된 양천구 목동 탁구장 방문자의 가족과 접촉했다가 감염된 사례다. 지난달 미술학원 강사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에서 또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1일 강서구청에 따르면 이 지역의 S 어학원에서 근무하던 조리사 A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이 학원이 2주 이상 휴원에 들어갔다. 흔히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이 학원에는 미취학 아동 뿐 아니라 초등학생 이상 학생들도 다닌다.
경기도 김포시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수도권 집단감염 전파지 중 한 곳인 양천구 목동 탁구장 방문자의 아내와 접촉한 확진자다. 탁구장 방문자에 이어 부인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A씨도 검사를 받았는데 양성이 나왔다. A씨는 검사를 받는 날까지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였다. 학원 측은 지난 7일 오후 학부모들에게 직원 확진 사실을 공지하고 최소 2주간 휴원한다고 밝혔다.
관할 보건소인 강서구 보건소는 확진자가 건물 5층 조리실에서 근무한 반면 원생들은 3·4층 건물을 사용하고 있었고 확진자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근무한 점을 고려해 원생들을 제외하고 조리실 근무자들을 포함한 직원에 대해서만 검사를 받도록 했다. 이후 직원 53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학원 관계자는 “보건소에서는 확진자 동선을 파악한 결과 밀접 접촉자에 대해서만 검사를 진행하면 된다고 안내했지만 직원 모두 검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코로나19가 비말(침)을 통해 전파되는 전염병인데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고 원생들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달 도봉구 어린이집 조리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직원·원생 전원에 대한 검사가 이뤄졌고, 최근 조리보조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송파강남대성학원에서도 직원 및 수강생 전수 검사가 이뤄진 것과 대비된다는 이유에서다. 한 학부모는 “음식을 만들다가 잠깐 마스크라도 벗었다면 음식에 비말이 튀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보건소 측 설명이 “납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미술학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또 학원가에 코로나19 집단감염 공포가 들이닥치면서 이 지역은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미술학원 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 학원에서 수업을 받은 6세 유치원생 등이 추가 확진되면서 초등학교 개학을 앞두고 강서 지역이 공포에 휩싸였다. 당시 공진초와 공항초 등 인근 학교들은 긴급돌봄교실을 중단하는 등 등교 중지 조치까지 취했다.
지난 8일 4차 등교 개학을 앞두고 영어 학원에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내발산초, 공진초 등 인근 학교들은 또 다시 비상이 걸렸다. 보건소는 인근 학교들에 확진자 동선이 학생들과 겹치지 않았다면서 정상적으로 등교해도 된다고 안내했지만 학교 측은 학교장 결정에 따라 해당 학원을 다닌 학생들은 자가격리하도록 안내했다. 인근 학교 관계자는 “확진자가 나온 층과 학생들이 공부한 층이 다르다고는 하나 같은 건물이고 음성이 나온 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들도 있지 않느냐”면서 “해당 학원에 등록한 아이들은 오는 15일부터 등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