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의원. /연합뉴스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인공지능(AI) 전문가 이경전 경희대 교수를 영입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지명철회는 이 교수가 4·15총선 기간에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텐트’ 발언을 옹호했던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데 따른 조치로 차 전 의원은 이를 두고 “이 교수에게 미안하다. 아니 오히려 축하드린다”며 “오늘의 치욕은 장차 새옹지마가 될 것”이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차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가 가면 상처만 받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협잡군 투성이인 그곳에 들어가서 평생 동안 쌓아온 양심적 지식인으로서의 경력에 흠집을 내지 않게 됐으니 다행”이라며 “진실을 말했다고 잘라내는 집단과 무슨 일을 도모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교수가 프로그램한 AI(인공지능)가 공천심사를 한다고 했을 때 그들 중 몇 명이나 살아남겠느냐”며 “이 교수를 자르라고 난리친 자들은 그게 두려웠을 것이다. 장담한다”고 말했다.
차 전 의원은 이 교수의 지명철회를 기점으로 미래통합당과의 결별도 선언했다. 그는 “나도 더 이상 못참겠다”며 “지금까지 그곳에 남아있는 과거 동지들을 생각해서 눈 딱 감은 게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제부터는 국물도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좌파뿐만 아니라 가짜 보수도 국민의 적”이라며 “첫 번째 단계로 김종인을 고소한다”고 밝혔다. 차 의원은 “그는 선대위원장을 하면서 진실을 말한 나에 대해 자기 권한에도 없는 제명을 기정사실화해서 사전 선거에서 나에게 심각한 표의 손상을 초래했다”며 “그에 부화뇌동한 자들까지 고소한다”고 했다. 이어 “당신들이 먼저 도발했다”고 덧붙였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서울 동북부지역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오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이 교수의 영입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교수가) 그런 글을 올렸는지 나는 전혀 몰랐다”며 “본인에게 없던 것으로 하자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글은 이 교수가 지난 4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이 교수는 당시 차 후보의 ‘세월호 텐트’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고 “용감한 보도다. 아이들이 죽은 것을 추모하고 투쟁한다는 자리에서 ○○○을 한 것은 분노할 일”이라고 적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당시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김 위원장은 차 후보의 해당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당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어 차 후보를 끝내 제명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