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소통과 협력으로 남북 문제를 풀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간곡한 요구를 외면하고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징벌의 불벼락’을 예고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인민을 모독한 죄값(죗값)을 천백배로 받아낼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모순적이고 허무맹랑한 소리만 늘어놓던 청와대가 뒤늦게야 삐라 살포에 대한 ‘엄정 대처방안’이라는 것을 들고나왔다”면서 이를 ‘위기모면을 위한 궁여지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에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대결의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며 “협력으로 풀어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하지만 북한은 문 대통령이 남북협력을 강조한 지 하루 만에 강한 불신감을 보였다. 에에 대외용 라디오인 평양방송은 “큰일이나 칠 것처럼 흰소리는 곧잘 치면서도(허풍을 떨면서도) 실천은 한 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체질적인 우유부단성은 지난 2년 동안에 드러날 대로 드러났다”며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는 청와대가 지난 1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북 전단·물품 등의 살포에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는 메시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들도 문재인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대남 적대 분위기 조성에 열을 올렸다. 노동신문은 ‘투철한 계급투쟁 의지를 만장약한 우리 인민의 혁명적 풍모’ 제목의 논설을 통해 “철저한 보복전이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면서 “세계는 우리 인민이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어떤 징벌의 불벼락을 안기고 인간쓰레기들을 어떻게 박멸해 버리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편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비무장화된 지대의 요새화와 대규모 전단살포를 예고하며 남북합의 무력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공개보도’ 형식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 군대는 최근 각일각 북남관계가 악화일로로 줄달음치고 있는 사태를 예리하게 주시하며 당과 정부가 취하는 그 어떤 대외적 조치도 군사적으로 튼튼히 담보할 수 있도록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총참모부는 이어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관계부서들로부터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데 대한 의견을 접수하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