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고록 출간을 강행하겠다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상대로 강력한 형사상 책임을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회고록 출간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곧 법원에 낼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23일 예정된 출간일까지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가 책을 쓰고 책이 출간된다면 법을 어기는 것이다. 형사상 문제를 안게 되는 것이다. 그러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나눈 대화가 기밀사항이며 볼턴 전 보좌관이 책을 내는 건 완전히 부적절하다며 ‘형사상 책임’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에서 거짓말을 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가 상원의 인준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있는 인물이어서 인준이 필요 없는 자리에 앉혔고 비교적 짧은 기간 일했으나 인상적이지 않아서 내보냈다는 식의 인신공격성 주장도 이어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약 1년 반 동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동석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 출간에 필요한 절차를 마치지 못했고 법무부는 회고록에서 기밀정보를 삭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ABC방송은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법원에 며칠 내로 출간금지 명령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며 빠르면 이날 요청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이미 볼턴 전 보좌관의 책을 받아본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만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판단, 법적 대응을 동원해서라도 출간에 제동을 걸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형사상 책임’을 여러 차례 언급한 것도 법적 대응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볼턴 전 보좌관은 약 600쪽 분량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을 올 초 출간하려 했으나 백악관이 기밀누설 여부를 확인한다며 시간을 끌어 출간일을 이달 23일로 늦췄다. 백악관은 여전히 기밀이 담겨있다며 발목을 잡고 있지만 볼턴 전 보좌관은 출간을 강행할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