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004년 17대 국회 이후 야당이 차지하던 ‘국회의 상원’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가져갔다. 이어 오는 19일 남은 12인의 상임위원장도 선출하겠다고 선언했다.
통합당 지도부는 16일 모든 정규 일정을 비우고 대여투쟁에 돌입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이 출발은 21대 국회를 망치고 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동안 한국 정치를 황폐화하는 출발이 될 것”이라며 사퇴를 밝힌 상황이라 여야가 매듭을 풀고 협치를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통합당 ‘원내투쟁’ 돌입·위원회 배정 거부 |
6개 상임위원회가 구성됐지만 통합당은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로써 19일 박 의장이 강제배정하고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남은 12개 상임위원장을 뽑아도 배정된 상임위에 참석해 법안 심사를 하지 않을 전망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의장실을 찾아 “헌정 사상 유례없는 의회 폭거를 강행하신 박병석 국회의장과 민주당에 강력히 항의 드린다”며 “국회 의장에 강제 배정된 상임위와 상임위원장 선출을 취소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또 상임위 일정에는 “참석 안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홀로 법 심의·통과, 대신 책임 묻자” |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는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3차 추경안’ 통과를 명분으로 내걸었다. 통합당은 우선 추경안부터 ‘보이콧’할 가능성이 높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야당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냐”며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법안 심사하고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 받고 본회의에 올려서 본인들이 모두 통과시키면 되는데 통합당이 참여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대신 민주당에 책임을 묻자는 것이다.
내부총질, 당내 ‘자중지란’ 자성 목소리도 |
통합당 내에서도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거대 여당을 상대로 제대로 된 투쟁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3선 장제원(부산 사상구) 의원이 “힘이 없는데 어쩌겠나”라며 “법사위 대신 산업자원통상중소기업위원회를 받자”며 원 구성 협상 현실론을 주장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의총에서 초선의원과 상임위원장을 받을 수 있는 다선 의원 중심으로 “원 구성에 응하자”는 말이 계속해서 나왔다. 통합당 관계자는 “야당의 자존심이냐, 실리냐를 두고 싸웠고 결국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는 결론이 났는데 민주당이 밀어 붙인 것”이라며 “초선들이 입을 모아 지도부를 밀어주는 민주당과 달리 통합당은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김혜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