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동거는 SKT-카카오 동맹… 카카오톡서 휴대폰 판매 ‘실험’

코로나19 확산 계기로 '비대면' 단말기 구매체널 개설

단통법 시행 이후 단속 강화에도 불법보조금 여전해

왜곡된 단말기 유통구조 변화 '메기' 역할 가능성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오른쪽)와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이 지난해 10월 28일 3,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ICT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카카오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오른쪽)와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이 지난해 10월 28일 3,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ICT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카카오



지난해 3,000억원 규모 지분교환을 통해 강력한 동맹체제를 구축한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소비자가 휴대폰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비대면(Untact)’ 판매 서비스를 시범 개설한 것. 막대한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집어삼키는 기존의 왜곡된 단말기 유통구조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 5월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톡에 개설한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1만대 한정으로 휴대폰을 판매하는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개설된 온라인 스토어는 지난해 10월 28일 지분교환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SKT-카카오 동맹의 첫 합작품이다. SK텔레콤이 카카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218만여주(2.5%)를 취득하고, 이를 위해 보유 중인 자사주 127만여주(1.6%)를 카카오에 넘겨주는 게 지분교환의 골자였다. 1위 이동통신사와 생활 밀착형 플랫폼인 카카오의 만남이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동안 SK텔레콤은 비대면 구매 채널인 ‘T다이렉트숍’ 등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불법 보조금으로 무장한 기존 구매채널로 인해 큰 힘을 쓰지 못했다. 2014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이후 당국의 강력한 보조금 단속에도 불법 보조금 관행이 여전하다. 이를 막기 위해 국회에서 각 이통사가 판매점에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을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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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카카오 동맹의 이번 실험이 기존 휴대폰 판매 유통구조를 변화시키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온라인 스토어는 휴대폰을 구매할 경우엔 공시지원금만 받을 수 있는 이용자의 직구매 채널이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구매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9% 증가했다. 국내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고 있는 추세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줄었다. 여기에 단말기 판매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도 가시화하고 있다.

실패를 거듭했던 기존 온라인 스토어 판매와 차별화한 혜택도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 휴대폰을 구매하는 경우 요금제에 따라 매월 최대 5,000원 가량의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 포인트는 카카오쇼핑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또 카카오톡에서 쓸 수 있는 이모티콘을 비롯해 클라우드서비스 무료 체험권, 카카오프렌즈의 기념품(굿즈)도 받을 수 있는 혜택 중 하나다. 현재 시범 서비스로 한정판매되는 제품을 구매한 경우 고속 무선 충전패드를 사은품으로 받을 수 있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와 혜택으로 본 서비스가 출시될 경우 단말기 유통시장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톡 온라인 스토어에서 SK텔레콤 휴대폰 단말기를 구매한 고객에게 제공되는 카카오프렌즈 고속 무선 충전패드. /사진=SK텔레콤카카오톡 온라인 스토어에서 SK텔레콤 휴대폰 단말기를 구매한 고객에게 제공되는 카카오프렌즈 고속 무선 충전패드. /사진=SK텔레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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