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침대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돌돌 말아 배송하는 롤팩 매트리스입니다. 우리나라 기업 ‘지누스’가 만든 롤팩 매트리스 시장에 국내 대표 가구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현대리바트가 브랜드 ‘포밍’을 만들어 9종을 선보였고, 최근 신세계 계열사인 까사미아가 롤리팝을 출시했습니다.
롤팩 매트리스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기존 스프링 매트리스와 달리 롤백 형태로 압축해 진공으로 포장할 수 있습니다. 포장을 벗기면 자동으로 부풀어 올라 즉시 사용합니다. 부피가 크고 무거운 스프링 매트리스처럼 별도의 배송이나 설치가 필요 없어 고객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롤팩 매트리스 시장을 연 곳은 지누스입니다. 지누스는 2005년 세계 최초로 소형 박스 포장 매트리스의 개념을 가져왔죠. 지누스는 작년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국내 영업을 본격화한 기업인데 이력이 재밌습니다. 과거에는 캠핑용품을 제조하던 업체였습니다. 이 때 구축한 북미시장 유통망을 활용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롤팩 매트리스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점유율은 20%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유통업체인 아마존에서 판매 1위라는 진기록도 세운 기업입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가구시장을 형성했다고 평가받습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에서는 전 세계 온라인 가구를 약 650억달러로 추산 중인데, 2022년이 되면 1,050억달러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 가운데 미국의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은 12억달러로 추정됩니다.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는 이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점에서 지누스에 대한 평가를 높게 하는 분위기입니다.
만일 롤팩 매트리스가 국내에서도 성공한다면, 기존의 국내 침대 시장은 크게 변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그동안 침대하면 스프링 매트리스였죠. 매장에서 직접 누워보고 고르게 하는 판매방식도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누스는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판매합니다. 매장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다보니 판매가도 그만큼 낮습니다. 지누스의 등장은 에이스침대와 같이 스프링 매트리스 업체를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이스침대의 제품 최고가 라인은 2,000만원선을 형성하는데, 기술개발과 자체 생산 비용에 광고비, 대리점 운영비 등이 이처럼 침대 가격을 오르는 유인이 됐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와 2018년 광고선전비로만 총 630억여원을 썼고 대리점 300여곳에서 제품의 95%가 판매됩니다. 업계에서는 2010년대 들어 40%를 넘어선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침대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온라인 시장이 발달했고, 배송이 빠르고, 1인 가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지누스가 성공한 미국 시장 환경이 대부분 유사하게 조성됐다고 볼 수 있죠. 롤팩 매트리스가 국내에서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지, 침대시장을 바꾸는 트리거가 될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