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베이징시 당국이 도시 방역수위를 ‘준봉쇄 수준’으로 높였다.
17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외부로 연결하는 교통수단이 점차 막히고 있다. 베이징의 양대 공항인 서우두공항과 다싱공항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1,000여편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지방도시를 연결하는 시내버스와 철도 노선도 줄고 있다. 베이징시는 시민들의 타지 여행 중단을 권유했으며 만약 이동할 경우 모두 7일 이내에 발급된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베이징이 사실상 중국 내 다른 지방으로부터 고립된 것이다. 외국에서 베이징을 직접 연결하는 항공편 운항은 지난 3월부터 사실상 정지 상태다.
베이징시는 이날 새벽 코로나19 대응 수준을 3급에서 2급으로 상향하면서 전체 학교의 문을 닫은 것과 함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다중밀집시설 영업도 제한했다. 일부 고위험지역은 출입이 통제되는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베이징시는 지난 13일 이후 35만6,000명을 상대로 핵산검사를 벌이며 검사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이징이 중국의 수도이자 국제도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극단적 봉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감염 확산세가 커질 경우 방역조치가 점차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쩡광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과학자는 “베이징이 상황을 관리할 수 있으며 우한식 봉쇄조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베이징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6일 하루 동안 베이징에서 31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베이징 최대 농산물도매시장인 신파디시장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으로 신규 확진자는 11일 1명을 시작으로 12일 6명, 13일과 14일에는 각각 36명씩이 쏟아졌다. 15일 27명을 포함해 엿새간 확진자는 총 137명으로 늘었다.
다른 지방에서도 신파디시장 관련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앞서 허베이성과 랴오닝성·쓰촨성에 이어 16일에는 저장성에서도 확진자가 1명 발생했다. 특히 저장성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랫동안 근무했던 곳으로 그의 정치적 고향으로도 불린다. 이에 따라 시 단위를 넘어 정권 자체의 방역책임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