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저서에서 폭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볼턴 전 보좌관의 신간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 일부 내용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2018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도중 볼턴 전 보좌관에게 몰래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내용의 쪽지를 건넸다.
쪽지에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라고 적혔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스스로를 변함없는 충성파로 자처하는 최고 참모들마저 등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서에는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한달 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외교를 가리켜 “성공할 확률이 제로(0)”라고 일축했다고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친구가 되기로 마음먹고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는 선물을 주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설명은 나와 있지 않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의 세부사항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싱가포르 회담을 단순히 ‘홍보행사’로 여겼다고 혹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내게 알맹이 없는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승리를 선언한 뒤 그 지역을 빠져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의 저서가 논란이 일자 미국 정부가 신간 출간을 막기 위한 긴급명령 발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17일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공개 중지를 요구하는 긴급명령을 법원에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법무부는 볼턴 전 보좌관의 글이 세상에 공개됐을 때 국가안보에 미칠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 조치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했다.
백악관은 전날 법무부와 법무부 장관 명의로 6월 23일로 예정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연기해달라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