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왼쪽에서 다섯번째) 경찰청장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 현판식에 참석해 제막을 하고 있다./사진=경찰청일선 경찰관들의 숙원이었던 경찰 공무원직장협의회(직협)가 정식 출범했다. 경찰관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경직된 경찰 조직 문화를 바꾸는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경찰청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식’을 개최했다. 1998년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설립ㆍ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22년 만이다. 이날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소진 경찰청 직협 대표(인권보호담당관실 경위)에게 설립증을 교부한 뒤 직협 사무실이 마련된 경찰청 남관 1층에서 현판 제막식을 열었다.
공무원직장협의회법은 6급 이하 공무원의 근무환경 개선, 업무능률 향상, 고충 처리를 목적으로 제정됐다. 다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업무를 하는 경찰 등은 이해관계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직협을 설립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개정돼 이달 11일 시행된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찰·소방직도 공무원 직협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이소진 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직협) 대표에게 직협 설립증을 교부하고 있다./사진=경찰청직협은 노동조합 전 단계로 평가된다. 단체행동권은 없지만 소속 기관장과 근무환경 개선, 업무능률 향상, 고충처리 등을 협의할 수 있다. 최소한의 단결권ㆍ교섭권을 확보한 것이다.
경찰의 경우 기관장이 총경 이상인 경찰관서마다 직협을 설립할 수 있다. 경찰청과 그 부속기관, 지방청, 경찰서, 총경급 기동단·직할대 등 295개 기관에서 별도 직협을 둘 수 있다. 이날은 295개 기관 중 경찰청 내 직협이 출범한 것이다. 앞으로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각 경찰관서별로 직협이 설립될 예정이다.
직협에 가입할 수 있는 경찰 계급은 순경, 경장, 경사, 경위, 경감으로 총인원은 약 12만2,000명이다. 다만 지휘ㆍ감독 직책 , 인사 및 기밀업무 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배제된다. 이에 따라 총인원의 85% 수준인 약 10만명이 직협에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소진 경찰청 직협 대표는 “지휘부와 소통해 그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동료들의 고충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이른 시일 내에 전국 모든 경찰관서에서 직협이 설립되기 바란다”며 “경찰 직협이 구성원들의 소통 채널이자 조직의 민주적 운영과 치안 서비스 향상의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