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파72)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1라운드. 오후 12시58분에 경기를 시작한 유소연은 14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뽑아냈다. 6언더파를 마크해 오후 5시 현재 공동 선두를 달린 그는 5개국 내셔널 타이틀 획득과 함께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5년 만에 KLPGA 투어 통산 10승 달성을 바라보게 됐다. 세계랭킹 200위 이내 상위 5명(18위)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 유소연은 지난 2월 LPGA 투어 호주 여자오픈 이후 4개월여 만의 실전이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하는 깔끔한 경기를 펼쳤다.
첫 홀부터 ‘버디포’가 불을 뿜었다. 1번홀(파4) 버디에 이어 2번(파5)과 3번홀(파3)에서 잇달아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궜고 5번(파4)과 7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해 선두권으로 치고 나왔다. 지난 3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귀국한 유소연은 미국 투어가 언제 재개될지 모를 상황 속에 라운드 위주로 훈련해왔다고 밝혔다.
또 한 명의 해외파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5승의 이민영(28·한화큐셀)은 6언더파 66타를 쳐 순위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JLPGA 투어가 시즌 개막조차 하지 못하면서 누구보다도 ‘코로나 강제 휴업’이 길었던 그다. 3월 말 한국에 들어온 이민영에게는 올해 첫 대회 출전이자 5년 만의 한국 여자오픈 출전이다. 앞서 열린 4개의 KLPGA 투어 대회에는 출전 자격이 없었던 그는 국내에 머무는 동안 3개의 달리기 동호회에 가입해 매일 6~10㎞를 뛰고 1주일에 2~3회 라운드를 하며 감각을 쌓았다. 이번 대회에 세계랭킹 상위자 중 박성현과 박인비가 불참하면서 1주일 전에야 출전이 확정된 이민영(46위)은 “프로 경력 10년이 다 돼 가는데 생애 첫 대회에 나오는 것처럼 긴장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대회 코스는 전장 6,929야드로 역대 국내 여자골프 최장이지만 첫날 언더파 스코어가 무더기로 나왔다. 이다연(23·메디힐)이 나흘 합계 4언더파로 우승했던 지난해보다 러프 잔디가 짧고 그린이 부드러워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LPGA 투어 신인 김리안(21)과 2년 차 성유진(20·한화큐셀)이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쳤고 임희정, 강예린, 신인 노승희 등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2주 전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연장전에서 김효주에 패했던 김세영도 4언더파를 쳐 우승 재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김효주와 지난해 신인왕 조아연 등은 2언더파로 첫날을 마쳤다. 세계 1위 고진영(25)는 12번홀까지 5언더파로 순항했다.
/인천=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