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는 리오넬 메시(33·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의 상이다. 메시는 지난 2008년 2위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발롱도르 투표에서 1위 아니면 2위를 했다. 2018년에만 톱3에서 밀렸다. 호날두도 2007년 2위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거의 매해 1위 아니면 2위였다. 2010년은 6위, 지난해는 3위였다. 메시와 호날두는 보비 찰턴(잉글랜드), 에우제비우(포르투갈),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등 세계 축구사를 대표하는 전설들을 멀찍이 따돌리고 역대 최다 수상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메시는 여섯 번, 호날두는 다섯 번 트로피를 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뉴노멀’ 시대의 첫 발롱도르는 과연 누가 품을까. 시상식은 오는 12월이지만 축구계는 수상자 예측으로 벌써 뜨겁다. 양두(兩頭) 체제를 이끌어온 메시·호날두가 올해는 추격자일지 모른다는 낯선 분위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뜨거운 예측의 중심에는 폴란드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2·바이에른 뮌헨)가 있다. 도르트문트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에 데뷔해 2014~2015시즌부터 뮌헨에서 뛰고 있는 레반도프스키는 올 시즌 29경기 31골(3도움)을 몰아쳤다. 2위 티모 베르너(26골·라이프치히)와 5골 차라 분데스리가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이자 통산 다섯 번째 득점왕 타이틀을 사실상 예약했다. 시즌 종료까지 2경기가 남았는데 이미 자신의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득점(30골) 기록을 경신했다. 뮌헨이 17일 분데스리가 8연패를 확정했기 때문에 레반도프스키는 부담 없이 골 욕심을 낼 수 있다.
18개 팀 체제인 분데스리가는 다른 빅리그보다 경기 수가 적다. 메시가 속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호날두가 있는 이탈리아 세리에A가 한 시즌 38라운드로 운영되는 반면 분데스리가는 34경기면 끝난다. 이런 불리함을 염두에 두고 리그 21골 14도움의 메시, 21골 2도움의 호날두를 보면 폴란드인 최초의 발롱도르 수상이 예측으로만 끝날 것 같지 않다. 실제로 축구매체 골닷컴은 최근 발롱도르 수상 1순위 후보로 레반도프스키를 꼽았다. 2·3위는 메시와 호날두였다.
뮌헨은 분데스리가의 ‘절대 1강’이다. 레반도프스키는 시즌 재개 이후 리그 6경기에서 6골을 넣을 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리그에서의 기록은 평가절하될 가능성도 있다. 대신 뮌헨은 독일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도 남기고 있다. 독일컵은 결승에 올라 있고 챔스는 16강 1차전에서 첼시를 3대0으로 이겨놓은 상황이다. 트레블(주요 대회 3관왕)을 이룬다면 평가절하 따위는 걱정할 이유가 사라진다.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는 각각 자국 FA컵에서 탈락해 트레블 기회가 없다. 결국 8월 재개될 챔스 결과에 따라 표심이 갈릴 확률이 높다.
리그와 독일컵, 챔스 모두 득점 1위를 달리는 등 올 시즌 총 40경기에서 46골을 넣은 레반도프스키는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0.1~0.2초 사이의 판단에 따라 골이냐 아니냐가 나뉜다. 언제나 몸과 정신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발롱도르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2015년의 4위가 발롱도르 최고 순위다.
발롱도르는 각국 기자단 투표(1~5순위에 각 6·4·3·2·1점)를 통한 총점으로 뽑는다. 2018년에는 크로아티아를 러시아월드컵 준우승으로 안내한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가 호날두와 메시를 각각 2위와 5위로 밀어냈다. 메시나 호날두가 아닌 수상자는 2007년 카카(브라질) 이후 처음이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한 해 50경기 45골 23도움을 몰아친 메시가 팀 성적이 부진했다는 이유로 5위까지 떨어진 데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메시는 올 시즌 리그 득점·도움왕 석권이 유력하다. 레반도프스키는 20일 오후10시30분(한국시각) 프라이부르크전에서 시즌 47호 골 사냥에 나서며 호날두는 23일 리그 재개 첫 경기인 볼로냐전에 출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