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19일 열리기로 한 본회의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18개 상임위원회 구성을 두고 마주 보고 달리던 여야는 일단 충돌을 피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회의장은 야당 원내 지도부 공백 등을 감안해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와 경제, 방역 등 3중 위기 속에서 걱정이 크신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여야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 소통하고 대화해 꼭 합의를 이뤄달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이 이날 본회의를 열면 민주당은 176석의 힘으로 남은 12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지난 15일 박 의장은 여야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두고 평행선을 걷자 통합당 의원 45명을 상임위에 강제배정하며 본회의를 열었다. 민주당은 통합당을 제외한 채 △법제사법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국방위원장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보건복지위원장 선거 등 6곳을 선출했고,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에 반발해 사의를 밝힌 후 칩거 중이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안보위기가 발생하자 국회 기류가 변했다. 양당 모두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며 국방·외교통일·정보위원회 등을 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같이 내면서다. 이에 맞춰 박 의장이 본회의를 미루면서 여야가 협의할 시간을 벌었다.
민주당부터 운을 띄웠다. 이해찬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안보위기를 해소하고 3차 추경을 통과시키는데 함께 해주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주호영 원내대표가 주말쯤 지나면 올라오고 원 구성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