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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상장후 주가관리 고려...SK바이오팜, 수요예측 흥행에도 공모가 안올려

초과 가격제시 81% 달했지만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 결정

넓은 투자기회 제공 취지도

SK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 모습/서울경제DBSK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 모습/서울경제DB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 경쟁률이 835.66대1을 기록하면서 시장은 당연히 SK(034730)바이오팜이 공모가격을 밴드 위로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기관 등 유력 투자자들이 대거 수요예측에 참여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경쟁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이후 코스피 입성 기업 중 최대 수요예측 경쟁률을 보였던 회사인 센트럴모텍(862.63대1) 경쟁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모 규모가 비교적 작은 코스닥 기업과 비교해도 낮지 않다. 심지어 참여 건수 중 81%가 공모밴드 가격을 훨씬 웃도는 금액을 제시했다.

이 같은 열기에도 SK바이오팜은 공모가격을 처음 예정했던 4만9,000원으로 확정했다. 더 욕심을 낼 수 있었는데, SK바이오팜은 왜 공모가격에 변화를 주지 않았을까. 당장의 실익보다는 상장 이후의 주가관리에 더 신경을 썼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많은 공모자금을 확보하는 것보다 상장 이후 주가관리에 용이한 가격으로 공모를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느 코스닥 상장사들과는 다른 행보다.



여기에 대기업 계열사들은 당초 제시한 수준보다 높은 가격에서 공모가를 결정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도가 높을뿐더러 공모가 대비 주가가 떨어질 경우 그룹 전반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자동차 그룹의 현대오토에버와 애경그룹의 제주항공 등은 밴드 상단을 초과한 공모가로 상장했으나 주가가 공모밴드 아래로 떨어지면서 산정 기준이 다소 높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은 SK의 100% 자회사(상장 전 기준)인 만큼 SK바이오팜의 주가 하락은 SK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SK 측이 과거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 상장을 추진했던 SK루브리컨츠의 실패 경험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 SK루브리컨츠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1조5,000억원을 공모할 계획이었으나 시장의 외면으로 수요예측 이후 공모를 철회한 바 있다. 한 기관투자가는 “과거 SK루브리컨츠 실패 사례로 애초에 IPO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잡은 만큼 공모가에 욕심을 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최대 5조~6조원대로 평가됐으나 회사 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3조8,000억원이라는 다소 낮은 밸류로 상장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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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투자자들에 보다 많은 투자 기회를 주기 위해 공모가를 다소 낮게 잡았다는 분석도 있다. 높은 공모가로 진입장벽을 두기보다 많은 투자자에 기회를 주고 회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팜 측은 “일반투자자 및 기관투자가들에 유리하도록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애널리스트 등을 중심으로 SK바이오팜 주가가 상장 후 두 배 이상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일반 청약도 흥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청약자에는 전체 공모 주식 수 1,957만8,310주의 20%인 391만5,662주가 배정됐다. 청약은 23~24일 진행되며 이후 다음달 2일 코스피에 최종 입성한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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