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마켓

[글로벌 부동산 톡톡]美 서부 IT중심지 오피스 시장의 분위기가 엇갈리는 이유는

샌프란시스코 공실 빠르게 증가

이익 안나는 초기 스타트업 많아 코로나로 큰 타격

반면 실리콘밸리의 애플·구글은 코로나에도 실적 성장

샌프란시스코에 본사 둔 에어비앤비·우버 등 코로나 타격 커

금문교 너머로 보이는 샌프란시스코 시내 /EPA연합뉴스


정보기술(IT)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IT 기업의 오피스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IT 기업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겁니다. 최근 홍콩계 자산운용사인 ‘거캐피탈(Gaw Capital)’이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알리바바의 본사가 있는 저장성 항저우에 처음으로 투자를 했고, 지방행정공제회가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 한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이 자리 잡은 판교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들이 모두 그런 사례입니다.

미국에서 IT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은 샌프란시스코와 팔로 알토·멘로 파크·산타 클라라 등이 있는 실리콘밸리 입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오피스 시장의 분위기가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새 오피스 공간을 찾는 임차인의 수요가 56% 감소한 반면, 실리콘밸리는 32% 줄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최근 샌프란시스코는 많은 기업들이 오피스 임대료가 보다 저렴한 곳을 찾아 떠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오피스 시장이 실리콘밸리에 비해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을 더 크게 받고 있는 겁니다.

실리콘밸리 산타 클라라시 전경 /사진=산타클라라 카운티 트위터


왜 그런 걸까요. 우선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IT 기업들의 실적과 재무상태에 차이가 있습니다. WSJ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실리콘밸리에 비해 초기 스타트업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보니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들 스타트업들은 벤처캐피탈(VC) 자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돈줄이 마르고 있습니다. 최근 위워크와 같은 사태가 터지면서 VC들이 과거에 비해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장미빛 미래보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VC들이 더 보수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VC 투자액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시스코에 자리를 잡고 있는 초기 스트타업 기업들이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우버 주가 추이


반면 실리콘밸리에는 애플·구글 등과 같이 거대 IT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들도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초기 스타트업들과 비교하면 재무 상태가 훨씬 양호합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가 확대되면서 향후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애플 주가 추이


IT 기업들이 영위하는 사업 영역의 차이도 오피스 시장의 분위기가 엇갈리는 이유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자리잡고 있는 기업 중에는 에어비앤비·우버 등이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고 이동이 제한되면서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죠.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보니 샌프란시스코의 높은 임대료도 더욱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전기·가스 공급회사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가 경영난에 본사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오클랜드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PG&E는 1900년대 초반 설립 당시부터 샌프란시스코에 터전을 잡았으나 경영난이 악화되면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본사를 이전하기로 했습니다. PG&E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샌프란시스코의 임대료는 기업이 100년 터전을 포기하고 떠날 만큼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WSJ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PG&E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수의 기업이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 심화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가 상당 기간 지속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향후 재택근무 확산,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샌프란시스코 도심 오피스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병기 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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