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 부동산 톡톡]코로나로 오피스 수요 분산 가속화

미국, 일본은 인재유치 위해 위성 오피스 도입 활발

한국도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거부감 낮아져

기존 도심, 여의도, 강남 등 주요 오피스 권역 외에

거주지 인근에 오피스 들어서는 등 수요 분산될 듯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오피스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브룩필드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인 브루스 플랫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애프터 코로나(After corona)’시대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기업들이 과거보다 더 넓은 공간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증가했던 공유 오피스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초기에 내세웠던 친밀한 접촉 네트워킹을 통합 협업을 위한 공간 보다는 유연한 오피스라는 개념에 무게를 두고 보안과 위생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한때 공유 오피스는 공실률을 낮추는 해결사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임대인들이 공유 오피스를 들이는 데 보다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종로타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공유 오피스에 너무 의존하다가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물주도 과거처럼 공유 오피스에 건물 전체를 통으로 임대해 주는 등 너무 넓은 면적을 내주는 것은 부담을 느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변화들과 함께 오피스 수요 분산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 미국이나 일본에는 ‘위성 오피스(Satellite Offic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간혹 위성 오피스와 지사를 헷갈리기도 하는데 둘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지사는 해당 지역의 업무를 하지만 위성 오피스는 하는 업무 자체는 본사가 위치한 도심 오피스와 같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인재 유치를 위해 인재가 많은 도시나 효율화를 위해 직원들의 거주지 인근에 위성 오피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실리콘밸리에 있는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인재 유치를 위해 시애틀에 위성 오피스를 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많은 회사들이 최근 인재 유치를 위해 시애틀에 위성 오피스를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많은 회사들이 최근 인재 유치를 위해 시애틀에 위성 오피스를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또 최근 일본에서는 내근 시간이 적은 영업직의 도심 오피스 임대의 비효율을 줄이고 장거리 출퇴근이 부담스러운 직원들의 이직이나 퇴직을 막기 위한 위성 오피스 도입이 활발합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위성 오피스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효과도 좋습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 일본 사무소의 경우 도쿄 도심(CBD)에 본사가 있지만 지난 2015년 와카야마 현 시라하마에 위성사무실을 설치했는데 6개월간 상담 건수가 20% 증가하고 계약 금액이 31%나 증가했습니다. 또 도쿄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주식회사 ‘내일의 팀’은 도쿠시마현 미요시에 위성 오피스를 냈습니다. 현지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우수한 젊은이를 채용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지역균형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일본에서는 위성 오피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텔업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텔들이 위성 오피스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겁니다. 더 코트(The Court) 주식회사는 일부 호텔의 객실을 위성 오피스로 전환한다고 발표하였으며, APA호텔도 전국 호텔 거점을 활용해 위성 오피스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UDS가 운영하는 도쿄도의 공유 오피스 겸 임대주택 /사진=UDS홈페이지UDS가 운영하는 도쿄도의 공유 오피스 겸 임대주택 /사진=UDS홈페이지


UDS가 운영하는 도쿄도의 공유 오피스 겸 임대주택 /사진=UDS홈페이지UDS가 운영하는 도쿄도의 공유 오피스 겸 임대주택 /사진=UDS홈페이지


그러면 앞으로 한국은 어떻게 될까요. 한국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3일 직원들이 집에서 10~20분 거리 근처 사무실로 출근할 수 있도록 ‘거점 오피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도심·여의도·강남에 집중되어 있던 오피스 수요가 분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준원 노무라종합연구소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면서 앞으로 오피스 입지와 공간이 인재에 집중되고 유연화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오피스 수요는 도심 일극집중형이 아닌 거주지와 가까운 부도심이나 기존에 주거지역으로 여겨졌던 지역으로 다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외곽 지역의 오피스 수요에 대응하는 개발 외에도 서비스로서의 부동산(REaaS) 차원에서 네트워크 보안 이슈 해결, 협업·회의·고객대응 등 다양한 활동 지원, 재택근무와는 차별화된 집중업무를 위한 환경 제공 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고병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