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군수는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주한에티오피아 대사관을 방문해 주민들의 기부로 마련한 마스크 3만장, 손 소독제 등의 방역 물품과 손편지 700여 통을 전달(사진)했다.
전달식은 백선기 군수, 쉬페로 시구테(Shiferaw Shigute)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 암하(Amha) 공사가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대사관 현관에서 열렸다.
마스크는 이달 중 에티오피아 항공을 통해 본국으로 수송될 예정이다. 이 마스크는 칠곡군 예산 등의 공적자금이 아닌 주민들의 기부로 마련됐다.
이 가운데 뇌병변 장애 1급인 장윤혁(45·왜관읍)씨는 휠체어를 타고 마트와 약국을 돌며 어렵게 구한 마스크 365장을 기부했다. 또 박덕용(86·왜관읍) 6·25 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은 어버이날 자녀가 구해준 공적 마스크 30장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칠곡군의 인문학 마을 주민과 아파트 부녀회는 참전용사를 위해 재봉틀을 돌려 직접 면 마스크를 제작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는 백 군수가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6,037명의 헌신에 결초보은(結草報恩)을 위해 6,037장의 마스크를 마련하는 ‘6037 캠페인’에서 시작됐다.
칠곡에서 시작된 캠페인은 전국으로 확산해 두 달여 만에 3만 장을 넘어섰다. 칠곡군은 6037 캠페인을 당분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마스크와 함께 전달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도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영어에 서툰 최삼자(73·석적읍) 할머니는 며느리의 도움을 받아 생존한 138명의 참전용사를 위해 138통의 편지를 썼다. 또 용인 외대 부고 학생들은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로 마치 그림 그리듯 손편지를 작성했다.
쉬페로 쉬구테 대사는 “2014년부터 7년째 에티오피아 지원 사업을 이어온 백선기 군수의 진정성과 보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느껴진다”며 “이번에 전달된 마스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들을 지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군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값진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에게 마스크 전달할 수 있어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칠곡=이현종기자 ldhjj1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