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둘러싼 악재가 쏟아지면서 일본 여론이 등을 돌리고 있다. 아베 총리가 돌파구로 국회 해산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권자 절반은 "아베 지지 안 해" |
공영방송 NHK가 19∼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이 49%를 기록해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높았다. 아사히 조사에서 집권 자민당이 총재를 연속 3차례만 할 수 있도록 한 규칙을 개정해 총재를 세 번 연속 맡은 아베 총리가 한 차례 더 총재를 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69%가 반대한다고 밝혔다. 찬성하는 이들은 19%에 그쳤다.
올해 2월 조사에서는 아베 총리의 총재 4연임 반대가 60%, 찬성이 25%였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되는 것이 총리가 되는 사실상의 필요조건이다. 아베 정권의 연장을 원치 않는 유권자가 다수이며 이런 흐름은 넉 달 사이에 더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커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미숙과 더불어 측근인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상과 부인 가와이 안리 참의원 의원이 금품 선거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가 가와이 가쓰유키 중의원 의원을 법상에 임명한 책임이 크다는 응답은 58%였다. 이번 의혹이 가와이 부부 차원을 넘어 집권 자민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응답자의 80%는 자민당이 작년 참의원 선거 때 가와이 부부에게 1억5,000만엔(약 17억원)의 자금을 제공한 것에 관한 아베 총리의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대세는 아베 라이벌 |
아베 총리가 사실상의 임기 만료를 1년 3개월가량 남긴 가운데 중의원 해산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달 20일 가고시마시에서 열린 자민당 가고시마현 연합회 모임에서 “올해 어쩌면 중의원 선거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아소 다로 재무상은 코로나19 때문에 보류했던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다음 달 열기로 했는데 ‘가을에 중의원 해산이 있을 것에 대비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아베 총리는 ‘국민의 신임을 물어야 할 때가 오면 주저하지 않고 해산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그는 정치적 위기에 몰릴 때마다 국회를 해산해 상황을 모면했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각료를 지낸 한 정치인은 “가와이 부부 체포, 코로나19 대책 미흡 등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데 선거를 하면 참패”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아사히는 23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