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홍영표 의원이 주관한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가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한국판 뉴딜 사업은 디지털과 그린보다는 ‘지방과 제조업’에, 부동산 정책은 ‘한시적 양도세 완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부평을)은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포스트 코로나와 대한민국 풀체인지·경제분야’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로 참석한 최준영 율촌 전문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번 3차 추경을 통해 추진하는 뉴딜 정책의 핵심은 지방 제조업에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전문위원은 “뉴딜 정책의 핵심은 단순히 경기 부양이 아닌 사회 구성원 간의 합의에 입각한 새로운 질서 구축(Reform)”이라며 “그런 면에서 현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은 사실 (개혁과 새로운 질서 구축이 없는) 공허한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디지털 뉴딜사업에 2조7,000억원, 그린 뉴딜사업은 1조4,0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최 전문위원은 이번 코로나19사태를 새로운 지방균형 발전과 제조업 부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세계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에서 탈피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이 감지되는 현 시점이 한국, 특히 제조업체들이 몰려 있는 비수도권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일감이 고갈돼 어려움을 겪는 조선업 등 제조업체들의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회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한국은 세계 4대 제조업 국가 중 하나로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해 고유한 기술을 갖고 있는 제조업체의 역량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지방과 제조업은 공동운명체인 만큼 뉴딜 정책을 통해 지방의 정주 여건을 대폭 개선해야 기업과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 ”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대안으로는 철도 인프라 등 대규모 SOC 투자, 예비 타당성 조사 2년간 면제 등을 제시했다. 최 위원은 “수도권에서 추진하는 GTX를 울산과 창원 사이에 설치하는 등 (새로운 상상력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외환위기 시절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명분으로 탄생한 예타는 신속한 사업 진행을 어렵게 만들어 현재와 같은 비상 시국에는 한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은 현 정부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해서도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정부의 ‘1주택자는 선, 다주택자는 악’이라는 프레임으로는 집값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치면 한국의 부동산 세금 부담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보유세 올린다고 집값이 잡히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령 주택을 몇 채 소유했는지와 상관 없이 10년 동안 3억원~5억원 이하의 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를 하고 그 이상의 차익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세금을 매기는 정책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