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수합병(M&A) 거래는 지난해까지 6년 연속 3조달러(약3,600조원)를 넘어설 정도로 활발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1·4분기 규모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 줄어든 5,700억달러(약 680조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다행히 현재 참여자들의 넘치는 유동성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이후 M&A 시장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서 기업들은 어떤 M&A 전략을 세워야 할까. 코로나19가 기업에 미친 재무적·비재무적 영향 정도와 인적·자본·디지털 역량에 따른 추후 대응 여력에 따라 크게 ‘수비형 M&A’와 ‘공격형 M&A’로 분류할 수 있다. 수비형 M&A를 고려해야 할 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아 재무적으로 취약한 상태인 산업군(항공·숙박·레저 등)이다. 이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저성과 사업 축소 및 중단의 수단으로 M&A를 활용해야 하는데 기업의 전략에 부합하지 않고 자원만 과다 사용하는 비핵심자산을 식별해 진행해야 한다.
반대로 코로나19 이후 해당 산업에 파괴적 구조의 변화가 예상되는 기업들은 미래를 대비할 비즈니스 혁신 수단으로 ‘공격형 M&A’를 고려해야 한다. 넥스트노멀(Next Normal) 시대에는 새로운 소비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거의 모든 산업의 비즈니스모델에 혁신적인 디지털기술이 적용될 것이며 글로벌화의 쇠퇴로 공급망을 재설계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다. 최근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디지털 판매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이나 가상화 기술 등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온라인 커머셜 회사는 반대로 안정적인 제품 공급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핵심 오프라인 공급업체들을 인수하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오히려 시장 포지션이 유리해지고 재무적 성장을 이룬 기업들 역시 미래의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 ‘공격형 M&A’를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제품·서비스·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한 비전통적인 기업들이 기존 시장을 잠식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소속된 산업군 외에 파괴적인 기술을 보유한 파트너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기존 시장에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고 신규 시장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