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아이들(박주영 지음, 문학동네 펴냄)
‘백수생활백서’로 오늘의 작가상을, ‘고요한 밤의 눈’으로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박주영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어린 시절 동생의 실종과 어머니의 죽음으로 희망 없이 살고 있는 의사 영우, 친구가 유괴·살해 당한 일을 계기로 미제 사건만 전담하는 형사 혜주, 그리고 유괴·살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형을 받고 이제 출소를 기다리는 남국 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어느 날 영우의 동생 유골이 부산의 공사 현장에서 발견 되고, 그 일을 계기로 영우와 혜주가 만나게 된다. 또 혜주는 친구 죽음의 진실을 캐기 위해 남국을 면회 갔다가 새로운 사건의 이면에 다가가게 된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후 이십 년이 지나도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들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삶에서 희망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1만3,500원.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김현진 지음, 다산책방 펴냄)
1999년 열 여덟 나이에 성장 에세이 ‘네 멋대로 해라’를 내고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던 작가 김현진의 옴니버스식 연작소설집이다. 책에는 각각 다른 삶의 변곡점을 맞이한 여성 여덟 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삶을 살지만 ‘상처 받은 한국 여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삶에 불안과 불행이 닥치더라도 그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에게 상처 준 이에 대한 복수를 노린다. 김 작가는 ‘네 멋대로 해라’를 낸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 시나리오와 서사 창작을 공부했다. 이후 칼럼, 에세이, 소설 등 여러 글을 써왔다. 1만4,000원.
■소설 보다 : 여름 2020(강화길 외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문학과 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하는 단행본 프로젝트‘소설 보다’의 2020년 여름 판이다. 강화길의 ‘가원(佳園)’, 서이제의 ‘0%를 향하여’, 임솔아의 ‘희고 둥근 부분’과 작가 인터뷰가 책에 담겼다.
‘가원’은 가족 내 젠더 문제와 부조리를 다룬 소설이다. 강 작가의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인 ‘음복’과 세계관이 이어진다. ‘0%를 향하여’는 영화와 영화계에 관한 작가의 개인적 경험이 녹아 있다. 물론 단순히 영화 자체 만을 단편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희고 둥근 부분’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곳, 즉 맹점에 대한 이야기다. 타인의 삶을 비유나 상징에 쉽게 가두지 않으려 애쓰는 작가의 고민이 묻어 있다. 한편 이 책은 앞으로 1년 동안 한정 판매 된다. 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