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가슴을 헤쳐 목메 부를 태양이시다!"... 北김정은도 낯뜨거울 4주년 신격화

국무위원장 4주년 맞아 노동신문 金찬양 도배

"인민복 차림으로 나가셔도 세계 번화가들 빛잃어"

내부결속 주력... 코로나19 감안 큰 행사는 자제

김정은. /연합뉴스김정은. /연합뉴스



북한이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4주년을 맞아 그를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찬양하며 내부결속을 다졌다. 다만 올해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닌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도 있는 만큼 대규모 행사는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눈부신 우리 태양’이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우리의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 불안과 공포, 돌풍과 재앙으로 요동치는 오늘의 혼란스러운 세계속에서도 휘황한 향도의 빛발로 력사의 전진을 힘차게 이끌어주시는 분, 제국주의의 폭제와 전횡으로부터 인류의 정의와 인민의 운명을 굳건히 수호하시고 세계를 자주의 궤도 위에 올려세우시는 분, 고금동서가 알지 못하는 무한한 정과 열로 인민을 포근히 껴안아 모든 꿈 이루어주시고 돌우에도 꽃을 피워 행복의 요람을 꾸려주시는 우리의 김정은 동지”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태양이시다!”라며 “어느 때나 뵈오면 금시 천하가 다 밝아지고 환희와 감격이 가슴벅차게 차오르는 그 환하신 영상과 행성의 그 어느 제노라하는 인물들도 따르지 못할 만큼 세인의 공경과 경탄을 불러일으키는 그 절대적인 권위와 거룩하신 인품, 누구의 가슴속에나 깊이깊이 스며있는 그 정의 열렬함으로도 스스럼없이 하시는 한마디 말씀과 성큼 내짚으시는 한번의 걸음만으로도 민심의 대하가 파도치고 온 세계가 뒤울리는 우리 원수님, 그이는 높아도 낮아도 누구나 가슴을 헤쳐 목메여 부르고 부를 우리의 태양이시다”라고 찬양했다.

북한 조선중앙TV 아나운서 리춘히(리춘희). /연합뉴스북한 조선중앙TV 아나운서 리춘히(리춘희). /연합뉴스


신문은 또 “어느 때나 제일 사무치게 기다려지는 소식, 듣고들어도 끝이 없고 들을수록 힘이 나는 말, 누구나 가슴이 설레이고 눈굽이 젖어들며 심장이 마냥 높뛰는 이야기는 우리 원수님 이야기”라며 “태양처럼 환희롭고 따사로운 절세의 위인에 대한 매혹이며 한없는 경모의 열과 정”이라고 주장했다. “경애하는 원수님을 몸가까이 뵙는 순간 얼마나 눈이 부신지 해님이 웃으며 걸어오는것만 같았습니다” “그이의 환하신 미소앞에서는 지구상의 그 어떤 오만과 강권, 뿌리깊은 불신도 산산이 깨져나가고 반성과 전환의 새 기운이 약동한다” “매일 아침 신문에서 우리 원수님 혁명활동보도소식을 들을 때면 얼마나 힘이 나고 기쁜지 일터가 다 환해지고 모두가 설레입니다” 등 북한 주민들의 말을 인용한 듯한 문구도 실었다.


김정은에 대한 신문의 찬양은 이후로도 길게 이어졌다. 신문은 “태양은 어디서나 보이고 누구나 그 빛을 갈망하듯이 우리 원수님의 존귀하신 영상, 정력적인 혁명활동, 귀중한 가르치심은 온 세계가 정히 새겨듣고 있으며 그이의 위대한 존함은 항상 세계 주요언론들의 지면과 화면을 채우고 있다”며 “아무런 특별한 것이 없는 인민복 차림으로 나서시여도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는 세계의 모든 번화가도 빛을 잃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위협도 전쟁도 봉쇄도 대재앙도 그앞에서는 여지없이 부서져나가는것을 보면서 우리는 천하를 휘여잡으시고 예지롭게 다스려가시는 경애하는 원수님의 무궁강대하신 령도력을 온 심장으로 절감하였다”며 “패권과 압제가 더욱 공공연히 이발을 드러내고 도처에서 대결과 모순이 산적되고 무서운 병마의 돌풍에 이어 숨막히는 인종멸시의 피비린 범죄가 온 지구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이 어지러운 동란속에서 정녕 바라볼 정의의 빛은 어디에 있고 우러러 따라야 할 희망의 등대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아부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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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노동신문은 1면 전체와 2, 3면 대부분을 김정은 추대 4주년을 기념하는 기사들로 채웠다. 북한은 지난 2016년 6월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체제의 고유한 공식 통치기구로 김일성·김정일 체제에 없었던 국무위원회를 신설하고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북한은 이달 23일 김정은이 군사행동 보류를 지시한 뒤부터 노골적인 대남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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