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놓고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제 식구 감싸기’라며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다시 한 번 추 장관의 언행을 정조준했다.
지난 1일 추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검언유착’ 사건 처리 관련 검찰의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여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지금까지 지켜봤는데, 더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장관의 ‘총장 지휘권 발동’을 예고한 것인데, ‘검찰청법에 규정된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 사안이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해당한다. (지휘·감독권 행사를 위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칼 슈미트의 ‘결단주의’를 언급하며 추 장관을 비판했다. 결단주의는 헌법을 주권자의 결단으로 이해하는 사상으로, 나치 독재의 이론적 토대가 됐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은 과연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칼 슈미트가 좋아하는 단어 ‘결단’”이라며 “근데 법무부 장관은 결단을 내릴 주제가 못 되세요. 결단은 원래 총통이 내리는 거지”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 분(추미애 법무부장관) 머리에 바람이 들어가셨다”며 “수사지휘야 이미 하고 있으니, 결단이고 지시고 할 것도 없고 필요한 것은 일개장관의 결단이 아니라 통치권자의 결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미룰 것 없겠다”며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시라. 언제까지 결정에 따른 책임을 피해가실 것이냐”고 물었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임명했으니, 임명권자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추 장관은 이날 ‘검언유착’을 거듭 강조하며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아들 관련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두고 “아들 신상 문제가 언론에 미주알고주알 나가는 것을 보면 ‘검언유착’이 심각하구나 감탄한다”며 “해명할 것도 없다.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하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장관에 대해서도 검언유착으로 아들의 신변까지 낱낱이 밝히는데 참 대단하다”며 “경이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