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문모닝' 박지원 발탁한 文대통령...靑 "지난 일은 개의치 않는다"

文, 3일 박지원 전 의원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

박 전 의원, 文 향해 '팽권주의자' 맹비난하기도

靑 "과거사보다 국정과 미래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연합뉴스



한때 문재인 대통령의 ‘저격수’였던 박지원 전 국회의원이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깜짝 발탁된 데는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인사를 두고 “지난 일은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자를 낙점한 것은 오로지 문 대통령의 결정”이라며 “대통령은 선거 때 일어났던 과거사보다는 국정과 미래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박 전 의원은 문 대통령과의 악연이 깊은 편이다. 박 후보자는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문 대통령과 경쟁을 벌였다. 당시 박 후보자는 문 대통령에게 ‘부산 친노’, ‘패권주의자’ 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박 후보자는 결국 문 대통령에게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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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문 대통령을 매일 아침 공격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문모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야권 인사 중에서도 껄끄러운 관계인 박 후보자가 문 대통령의 새로운 외교·안보 진용에 포함되자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런 평가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겠다”면서도 “국정과 미래를 더 중시했다. 지난 일은 개의치 않은 것이 이번 인사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가 낙점된 시기는 지난 6월 17일 문 대통령과 외교·안보 원로와의 청와대 오찬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박 후보자를 포함한 원로들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악화일로인 남북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원로 오찬이 (후보자 내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은 전혀 아니”라면서 “박 후보자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너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어 “인사 검증기간을 포함하면 보름 이상 걸렸다”며 “이 기간 동안 보안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은 박지원 후보자 본인”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본인에게 이런저런 언론 취재가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혀 새어나가지 않았다”며 “박 후보자가 스스로 당일까지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 것이고 발표 15분 전까지 생방송에 출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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